대통령실이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예의주시 중이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만 여소야대인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며 정권 교체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공약을 뒷받침할 '세력'은 여전히 기반이 약하다. 국회는 물론 대다수의 지방권력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내외는 지난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이태원의 한 사전투표소장에 나란히 등장했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내외가 투표하는 모습은 물론 김건희 여사의 의상까지 뜨거운 화제가 됐다. 대통령 내외의 투표는 그 자체로 '투표를 하자'는 하나의 시그널이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국민의힘에 유리하다는 게 현재 대통령실의 분석이다. 이날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10.18%,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10.62%로 마감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첫 평가대다. 내부적으로는 '2단계 정권교체' 시점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전국을 돌며 각지의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26일 인천 영종도 도로 건설 현장 등을 둘러봤을 때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같은 달 28일 충남 아산 현충사 등을 찾았을 때는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또 5월2일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와 고양, 안양 등을 찾았다.
'선거 개입'이라는 비난에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 측은 "당선 후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민생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라고 답했으나 대선이 한달이나 지난 뒤 진행된 이 같은 지방순회를 정치적 해석 없이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윤 대통령이 이번 지방선거에 얼마나 큰 관심을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행보가 될 뿐이다.
"지역의 경중은 없다. 그럼에도 꼽으라면 가장 중요한 선거는 '경기도지사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다"라는 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안팎의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의회 권력의 압도적 다수를 민주당이 잡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견제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적어도 협조 속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민심이 국민의힘,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 있다는 사인이 필요하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이 두 곳에서 이겨야만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협조해야 한다'는 신호를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26일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말 그대로 '투표함을 열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할 듯하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여전히 오차범위 내 박빙이기 때문이다.
지난 23~25일 사흘간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입소스·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결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39.1%의 지지를 얻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37.7%)를 1.4%포인트차로 앞섰다.
인천 계양을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이어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23∼25일 인천 계양을 지역 만 18세 이상 성인 8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 지지율 48.1%, 윤 후보 지지율 44.4%로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였다(두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