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제75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를 통해서다. 한국 배우의 칸 영화제 연기상 수상은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다. 박찬욱 감독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2회 연속 수상한 바 있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2개 부문을 나란히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작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고, 작년 윤여정이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 이은 쾌거다.
이번 수상은 배우와 감독,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 영화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 영화 감독이 한국의 자본으로 한국 배우와 함께 한국을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통해 만난 여러 사람이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약 6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와 도쿄에서 한국의 유명 배우들과 교류해 오던 터에 영화 제작에 큰 공감대를 이뤘다. 그 때문에 제작 발표 당시부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