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23개 슈팅 공세 막아내 고도의 집중력… 후반 14분 결승골 GK 쿠르투아 9차례 선방쇼 펼쳐 14년 만의 골키퍼 MVP에 선정 안첼로티 감독 4회 우승 금자탑 개인 통산 최다 우승 사령탑 영예
유럽 축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가 29일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1~202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결승골로 승리한 레알 마드리드는 이로써 2017~2018시즌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14회로 늘렸다. 2위(AC밀란·7회)와 격차가 두 배에 달한다. 앞서 AC밀란에서 2번, 레알 마드리드에서 1번 UCL 우승을 맛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4번째 우승으로 통산 최다 우승 감독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는 UCL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가지만 2021~2022시즌 대회에서는 매 경기마다 살얼음판 승부를 벌여야만 했다. 2018년 팀의 상징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떠난 뒤 리빌딩을 이어간 영향 탓이다. 호날두와 함께 유럽 최강 자리에 올랐던 카림 벤제마(35), 루카 모드리치(37), 토니 크로스(32) 등은 이제 30대를 훌쩍 지난 노장이 됐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 호드리구(21) 등 유망주들은 아직 어렸다. 반면, 16강에서 만난 파리 생제르맹(PSG), 8강 첼시, 4강 맨체스터시티 등은 막대한 이적료로 최전성기 선수들을 끌어모아 강력한 팀을 구성했기에 매 경기 접전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하며 UCL 결승까지 진출하는 데에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팬들로부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 DNA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줄 아는 선수들이라는 찬사였다. 이런 챔피언스리그 DNA가 결승에서도 빛났다. 특히 큰 경기일수록 발휘되는 레알 마드리드의 집중력이 이날도 역사를 만들었다. 당초 새벽 4시 킥오프 예정이었던 이 경기는 예상치 못하게 36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입장권을 소지하지 않은 팬들이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소란이 일어난 영향이다. 미리 몸을 풀고 경기를 기다리던 양팀 선수들이 다시 웜업을 해야만 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무너질 만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이후 90분 경기에서 단 한순간도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리버풀이 경기 시작 직후부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 무려 23개 슈팅을 날렸지만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9개나 되는 유효슈팅을 모조리 막아내는 괴력을 과시했다.
수비라인이 상대 공세를 틀어막는 동안 공격진은 몇 번 되지 않는 기회에서 기어이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43분 혼전 상황에서 나온 벤제마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은 아쉬움을 딛고 후반 14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쇄도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오른발로 툭 차 넣어 이날 유일한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결국, 후반 37분 리버풀 에이스 무함마드 살라흐가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슛을 쿠르투아가 막아내며 레알 마드리드의 한 골 차 승리가 완성됐다. 철옹성 같은 수비를 선보인 쿠르투아는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드빈 판데르 사르 이후 14년 만에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골키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