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라는 별칭까지 붙은 서울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의 공사 중단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개편을 비롯한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이슈까지 맞물려 일선 현장의 공사 중단 사태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찾은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은 시간이 멈춘 듯 적막이 감돌았다. 지하철 둔촌동역을 내리면 보이는 타워크레인 십수 대는 모두 가동을 멈췄다. 골조만 갖춘 건물들은 인부들 없이 텅 빈 내부를 드러냈다. 아파트 외벽, 공사장 가림막 곳곳엔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상황이 안타까운 건 갈등을 이어가는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공사 현장 옆 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라며 시공단과의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합의를 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단초가 있으면 상황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빨리 협의해서 공사를 재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30일 건설업계와 건설자재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자재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장관은 “핵심 국정과제인 ‘250만가구+α’ 주택 공급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자재비 상승분의 공사비 적기 반영, 관급자재의 원활한 공급, 건설자재 생산·유통정보망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합원 이주비와 사업 이자비용 등 가산비를 일부 반영하는 내용의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내놓을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이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단 사이의 중재 역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전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의 공사계약 변경을 둘러싸고 새 집행부와 시공단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만큼 분양가를 일부 상향하는 조건으로 인상된 공사계약을 이행하는 출구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사가 지연되면 조합과 건설사 양쪽 모두 피해가 크기 때문에 협상 없이 소송전으로만 가진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 합리화를 비롯한 재건축 규제 완화 조치가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고 공급물량 확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