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명 중 4명, 한·미·일 안보협력 지지…美·바이든에 호감”

한국인의 미·중 호감도 뚜렷한 대비 보여
‘자체 핵무기 개발’에 한국인 70.2% 지지
쿼드 참가·사드 추가배치에도 찬성의견 많아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제7차 핵실험 임박 징후가 속속 포착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인 5명 중 4명 이상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1일 아산정책연구원의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과 강충구 책임연구원, 함건희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인의 한·미관계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83%였다. 60세 이상(90.7%), 20대(88.4%) 순으로 높은 지지를 보였다. 보고서는 안보에서 보수 성향을 띤 이들이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에 광범위한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념성향별로도 보수는 90.2%가 한·미·일 협력을 지지한 반면, 진보는 72.9%만 지지했다. 이념성향에 따라 한·미·일 협력을 보는 시각이 크게 엇갈렸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과 핵실험 가능성 등으로 실제로 한·미·일의 3각 공조는 속도를 내고 있다. 내달 북핵수석대표 회동을 시작으로 차관협의와 장관회담 등이 순차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음달 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이 회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일은 ‘릴레이 회담’을 통해 공조 의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은 미국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높은 호감을 보였다. 미국 호감도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인 2020년 12월 5.99점(0점=전혀 호감없음∼10점=매우 호감있음)에서 2022년 3월에는 6.85점까지 상승했다. 한국인의 미·중 호감도는 뚜렷하게 대비됐다. 중국 호감도는 2020년 12월 3.25점이었고, 2022년 3월에는 2.71점까지 하락했다.

한국인은 ‘미국’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막강한 군사력’(37.3%)을 첫 손에 꼽았다. 2015년 막강한 군사력을 꼽은 비율은 26.7%였지만, 올해 10.6%포인트가 증가했다. 자본주의 경제, 민주주의 정치체제라고 한 답은 각각 31.4%, 17.2%로 2015년(자본주의 28.6%, 민주주의 20.6%) 대비 차이가 없었다.

한국인은 미국의 한반도 안보 보장에 대한 신뢰도 높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한국을 위해 전쟁에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한국인 88.9%가 미국이 전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인은 독자 핵무장, 전술핵 배치도 지지했다. 자체 핵무기 개발에는 2010년 이래 지지(최저 2018년 54.8%, 최고 2022년 70.2%) 의견이 다수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대화체인 쿼드(Quad)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86.1%가 찬성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5.5%,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50.6%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에는 57.7%가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38.9%였다.

 

제임스 김 박사와 강충구, 함건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재의 우호적 대미(對美) 여론은 한·미관계 강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과거 사례에서 봤듯 여론은 한 순간, 특정 이슈에 의해 요동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 당국이 여론의 변동성을 고려해 현안을 섬세하게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올해 3월 아산정책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유·무선전화 RDD로 전화인터뷰(CATI)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으로 표집오차는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