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6·1 지방선거 전 마지막 유세일인 31일 지하철 2호선 노선을 따라 서울 시내를 일주했다. 하루에 14곳을 찾는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며 송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을 둘러싼 국민의힘 공세에 반박하고 막판 표심 끌어모으기에 집중했다.
송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기호 1번이 적힌 파란 상의에 흰색 바지, 푸른색 운동화 차림으로 나타난 송 후보는 바쁘게 출근하는 시민들 틈에서 인사를 건네며 악수를 하고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에는 신당역과 왕십리역, 잠실역, 삼성역, 사당역, 신림역, 신촌역 등 2호선 역을 순회하며 유세를 진행했다. 이날 유세에는 송 후보의 딸과 아들도 동행했다.
왕십리역에서 잠실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유세가 금지된 지하철 차량 안에서는 시민들과 조용히 눈인사를 나눴다. 송 후보를 보기 위해 다른 칸에서 찾아온 지지자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송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김포공항 이전에 관한 국민의힘 측 공격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우형찬·최선 서울시의원이 오세훈 후보에게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폐합하고 양천구와 강서구 일대를 개발하는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오 후보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바 있다”며 “공론화해 보자는 것이지 지금 당장 하자는 것도 아닌데 호들갑 떨며 ‘억까’(억지로 비난하는) 정치를 하는 국민의힘은 스스로를 돌이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도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내놓은 사실을 오 후보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저를 조롱했다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송 후보는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상대방의 ‘네거티브’ 전략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오 후보 임기 8개월간 서울시 부채가 약 4조7000억원 증가한 사실을 유포했다며 송 후보 등을 고발한 데 대해 “시의원들이 제출한 결산 보고에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인데 고발까지 한 걸 보니 오 후보의 아픈 점을 찌른 모양”이라며 “우리 캠프에서도 무고죄로 맞고소하자고 했지만 제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2호선 순회에 이어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중 유세를 한 뒤 마포구 홍대 앞 거리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몰린 용산역 광장 집중유세에는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모두 참석해 힘을 보탰다. 송 후보는 “더도 말고 0.73%포인트 차이로 이기자”며 역전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지원 유세차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투표하면 이긴다’는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마지막 거리유세 장소를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최종 유세지였던 홍대 일대로 정한 데 대해선 “대선 패배를 설욕해 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宋 3대 불가론’ 부각 11개 구 돌며 지지율 굳히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31일 서울 11개 자치구를 누비며 막판 지지율 굳히기 유세를 펼쳤다. 오 후보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발목 잡기, 더불어민주당의 실정,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명분 없는 서울 출마 등으로 요약되는 ‘송영길 3불가론’을 부각하며 표심 확보에 주력했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노원구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8시 하계역 사거리에 도착한 오 후보는 국민의힘 임재혁 노원구청장 후보 등과 유세차에 올라 출근길 차량들을 향해 인사했다.
오 후보와 함께 유세에 나선 김태권 시의원 후보는 큰딸, 부인과 함께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끈끈한 가족애를 과시했다.
특히 한 시민이 2006년 오 후보의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시절 제작된 홍보용 부채를 들고 와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는 유세차에서 내려와 “이게 얼마 만에 보는 것이냐”며 유성 매직으로 부채에 친필 사인을 했다. 그 시민은 “이게 이제 우리 집 가보”라며 기뻐했다.
도봉구로 이동한 오 후보는 국민의힘 오언석 도봉구청장 후보와 ‘오 브라더스’를 결성, 쌍문시장에서 합동 도보 유세를 이어갔다. 현직 시장인 오세훈 후보를 알아본 상인들은 “시장님 반갑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한 상인은 점포 앞으로 뛰어나와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오언석 후보도 “오 서방들입니다”라며 시민들한테 적극적인 스킨십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오세훈 후보는 쌍문역 유세에서 “다녀보니 제일 큰 관심사는 (노후 아파트) 재개발·재건축이더라”라며 표심 잡기를 본격화했다. 오 후보는 “시장과 구청장이 마음 맞고 호흡만 맞으면 안 될 일이 없다”며 ‘오 브라더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이어 “민생 챙겨야 할 지방선거가 김포공항 움직이는 사안에 매몰됐다. 이 자체로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동시에 때린 것이다.
오 후보는 송 후보의 각종 현금 복지 공약을 두고는 “돈 나눠준다고 하면 표 주는, 그런 인식이 낮은 서울시민들로 하찮게 취급하는 느낌이 들어서 저는 그 점이 분노스럽다”고 했다.
강북구 유세에선 “한마디로 경기도에 살다가 갑자기 인천으로 날아간 ‘이재명 일병 구하기’에 온 나라가 골치를 썩이고 있다”며 이 위원장을 재차 타격했다. 오 후보는 “대선에서 0.7%포인트 차이든 7표 차이든 졌으니 반성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 아니겠는가”라며 “난데없이 공항을 옮긴다는 공약을 내놔서 민주당 후보들을 전국적으로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이런 후보가 하마터면 대통령이 될 뻔했다”고 했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최재형·박성중 의원 등이 합류해 힘을 보탰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 지표와 무관하게 절박감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