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윤석열정부를 향해 “봄 가뭄이 심하고 산불이 몇 날 며칠 계속되는데 이렇게 느긋하면 안 된다”라고 꼬집는 한편, “정부에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하다”고 결집을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31일 서울 종로 동묘앞역 인근에서 열린 민주당 유찬종 종로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선거가 그렇게 절박하다. 누룽지를 박박 긁어내듯 한 표라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날 유세는 오는 7일 미국 출국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한 마지막 대중 연설이다. 또 이날 유세가 진행된 동묘앞역은 2년 전 총선 본투표일 하루 전 이 전 대표가 마지막 합동유세를 한 장소이기도 하다. 유세장에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 100여명이 찾았다.
이 전 대표는 상대 후보를 에둘러 꼬집는 한편, 윤석열정부를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며 결집을 호소했다. 특히 국민의힘 정문헌 후보가 두 차례 강원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경력을 꼬집으면서 “먼 지방에서 좋은 아버지 만나, 그 동네에서 국회의원을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종로에 오신 분한테 종로의 행정을 맡기는 것보다 반평생을 온통 종로만 생각하면서 종로만 연구한 유 후보에게 맡겨달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 바람이 제법 불고 있다. 썩 유리한 바람은 아니라는 걸 안다”면서도 “바람이 어떻게 불건 종로를 더 잘 아는 사람에게 종로의 일을 맡겼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윤석열정부를 향해서는 “정부가 바뀌었지만 걱정이 많다”며 “봄 가뭄이 심한 곳, 산불이 난 동네에 사는 사람들 입장을 한번 생각해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줄 세력이 필요하다. 균형을 잡아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대안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로에 대해서는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중 종로 국회의원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스무살 배기 시골 놈이 종로에 있는 대학에 용케 붙고, 효자동 국세청 과장님 댁 가정교사로 시작한 것이 제 청춘의 시작”이라며 “종로에 있는 신문사 기자가 됐고, 이제 사직동 아파트에 살게 됐다. 제 청춘이 종로에서 시작된 것처럼 제 인생이 종로에서 끝나도 좋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제가 은혜를 많이 입은 동지들인데, 그 빚을 갚지 못한 것이 아주 한스럽다”며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아있다. 복리로 이자를 붙여 갚겠다”라고 말했다. 또 2년 전 총선 유세를 언급하면서는 “그때는 지금보다 더 기가 펄펄 살아 있었다”라고 말하다가도 “그 기가 어디 가겠는가”라고 말하며 지지자들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방선거 출마들의 지원유세를 진행해 왔다. 본 투표일이 다가오면서는 서울 25개 자치구를 모두 돌아다니며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