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이어지는 경남 밀양 산불이 1일 오후 8시 기준 진화율 62%를 보였지만 강한 바람 등 기상 여건 탓에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5시5분쯤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와 산불 지역 주변에 낀 안개 때문에 진화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산림당국은 연기가 걷히기 전까지 지상 진화에 집중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산불이 난 지역은 임도가 없고 산세가 험해 진화 장비와 인력 접근이 어려웠다. 순간초속 10∼15m의 강한 바람도 진화작업을 어렵게 했다.
산림당국은 헬기 57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며 산불이 한때 송전탑 500m 부근까지 접근하자 산불확산지연제(리타던트)를 살포하는 등 주불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산불 확산 속도와 풍향 전환이 빨라 진화에 애를 먹었다. 또 이날 낮에 산불이 남풍을 타고 북쪽에 있는 옥산리 지역으로 확산함에 따라 옥산리 지역 주민을 포함한 197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오후 5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544㏊로 추정된다. 산림당국은 야간에 정예 특수진화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며 피로도가 높아진 진화 인력을 교체했다.
산불 2차 피해가 우려돼 전날 긴급 대피했던 주민은 현재 대피소에 마련된 임시텐트에서 지내고 있다. 산림당국은 전날 산불이 확산되자 산불 지역 인근 주민 100가구 476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산불 현장에서 600여m 떨어진 상동면 신안마을 박재철(65) 이장은 “주불은 잡힌 것 같은데 재선충 제거작업을 한 소나무 등에 불이 다시 붙은 것 같다”며 “산불이 윗마을까지 번지는 중이어서 집에 들어가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산불 3단계’를, 소방청은 전국 소방 동원령 1호를 발령해 부산, 대구, 울산, 경북 등 인근 4개 광역 시·도의 소방 인력·자원을 밀양지역에 투입했다.
한편 밀양 산불 진화가 하루를 넘어가면서 밀양지역 자원봉사단체를 중심으로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