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의원, 국회의원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오영훈(54) 후보가 민선 8기 제주지사에 당선됐다.
민주당이 제주지사를 차지한 것은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이후 20년만이다.
오 당선인은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 정치인으로서 착실하게 지역 기반을 다져오며 제주 도백의 자리까지 풀뿌리 지역일꾼으로 승승장구한 셈이다.
제주 4·3 당시 증조부와 할아버지를 한꺼번에 잃어 희망이 무너졌던 3대 독자 집안에서 대를 잇는 장손으로 태어났다.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통과에 큰 역할을 한 오 당선인과 4·3은 태생적인 운명 공동체였다.
대학생 때부터 재선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4·3 진실규명과 정의로운 해결에 매진하는 그의 삶과 궤적을 같이 하고 있다.
오 당선인은 제주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참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제주대 총학생회장과 도내 대학 연대기구인 제주지역총학생협의회 의장을 맡아 국회 내 4·3 특별위원회 구성 촉구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성토 등 지역사회를 위한 학생 대중운동을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20대 후반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故) 김근태 의장과 인연을 맺어 새정치국민회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게 된다.
이후 민주당 강창일 국회의원(현 주일대사) 비서관을 거쳐 초대 제주도의원으로 도의회에 입성, 재선까지 성공하며 ‘젊은 학구파 386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
오 당선인은 더 큰 정치를 꿈꾸며 19대 총선에 나섰지만, 낙마의 아픔도 맛봤다.
새로 도전한 그는 20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현역을 꺾은 후 본선 승리까지 거머쥐며 여의도에 입성, 파란의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이어 재선에 성공하면서 오 당선인은 풀뿌리 일꾼이자 정치인으로서 제주와 중앙의 연결고리 역할에 충실했다.
그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비서실장과 이재명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연이어 맡아 ‘명낙의 남자’로 국정 운영 경험을 쌓으며 더욱 성장했다.
오 당선인은 올해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여야가 바뀐 새로운 정치 구도 속에 제주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다.
그리고 지난 2002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우근민 전 지사 이후 민주당이 20년 만에 배출한 제주지사가 됐다.
오 당선인은 부인 박선희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