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첫 보수 교육감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큰 폭 궤도 수정 예고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획일·편향·현실안주형의 기존 교육을 자율과 균형, 미래지향 교육으로 바꾸겠습니다.”

 

민선 8기 경기도교육감에 이명박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된 건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바뀐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임 당선자는 308만1100표(54.79%)를 얻어 254만1863표(45.20%)를 획득한 진보 성향 성기선 후보를 53만9237표 차이로 따돌렸다. 그는 이날 오전 1시쯤 표 차이를 벌리면서 당선을 확정했다. 이후 수원시 영통구의 선거캠프를 찾아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서 “경기 교육을 자율과 균형, 미래지향형으로 바꾸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날 선 일대일 구도로 치러졌다. 앞서 도민들은 김상곤 전 교육감과 이재정 현 교육감(재선) 등 진보 성향 후보들을 내리 세 차례 선택한 바 있다.

 

그동안 임 당선자는 “전교조 중심의 경기 교육을 바꿔야 한다”며 진보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다. 진보 교육감들이 이끌어온 지난 13년의 경기 교육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혁신교육과 고교평준화, 9시 등교제 등 도교육청이 추진해온 정책들에 대해 폐지나 재검토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경기 분당을 지역구에서 16∼18대에 걸쳐 3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치인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중앙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임 당선자가 취임하는 다음 달 이후 경기 교육은 큰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가 폐지 수순을 밟고 9시 등교제도 학교 여건에 맞게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혁신교육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반면 도입 여부를 두고 이목을 끄는 정책은 초등학생 아침급식 시행이다. 임 당선자는 맞춤형 돌봄 교실 급식 매뉴얼 제공, 급식 및 인력 예산 확보 방안 마련, 급·간식 관련 법 개정 및 규정 재정비 등을 통해 초등학생 아침급식의 전면 시행을 약속했다. 이 밖에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실시, 돌봄지원센터 설립 등의 공약도 주목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