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며 지방권력까지 거머쥐었다. 윤석열정부 ‘견제론’의 불을 지폈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무참히 패배하며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당분간 진공상태에 빠지게 됐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을 내주면서 다시 호남 지역에 갇힌 모양새가 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역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2곳(서울·부산·경남·인천·경북·대구·충남·충북·대전·강원·울산·세종), 더불어민주당은 5곳(경기·전남·전북·광주·제주)에서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4곳을 싹쓸이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전국 15개 시·도 단체장 226곳 중 국민의힘 145명, 민주당 63명, 진보당 1명, 무소속 17명이 각각 당선됐다. 특히 4년 전 24대 1로 민주당이 절대 우세를 보였던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17곳, 민주당은 8곳을 당선시켰다. 대선주자들이 등판한 보궐선거 7곳 가운데도 국민의힘이 5곳, 민주당은 2곳을 차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여야 협치를 위해서는 1년 전 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며 “협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반면, 민주당은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당이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친문(친문재인)계의 친이재명계 비판이 우후죽순 나오면서 당분간 당이 내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회의를 열고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결의했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야당이 당분간 내분을 수습하는 데 진통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통화에서 “향후 정국의 초점은 민주당이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로 모아진다”며 “과거 보수가 몰락할 당시에도 완전히 무너지고 시간이 오래 걸린 뒤에야 재건이 이뤄졌는데 진보도 현재 당 안팎의 다양한 스피커들의 목소리가 잦아들 때쯤에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은 겸손함을 잃는 순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며 “여소야대 정국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결국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