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선 패배 후폭풍…‘처럼회’ 이수진 “민심 외면한 당사자는 민주 국회의원, 文정부 장관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 총사퇴를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패배 원인을 놓고 백가쟁명을 이어가는 가운데 문재인정부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친문진영의 ‘이재명 때리기’가 이어지자 친이재명계의 반격이 시작된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서울 동작을 이수진 의원은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이틀간 언론에서, 또 여러 동료 의원들이 패배 원인을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착잡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라며 “패배 원인이 어찌 한두 명에게 있겠냐”라고 썼다.  

 

그는 이어 21대 국회 이후 민주당 지도부를 모두 비판했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총선 이후 절대 절반을 넘는 의석을 가졌음에도 우왕좌왕했던 당의 실패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잘못에 대해, 당이 깨질까 하는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패배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또는 알고 있음에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총선 이후 이낙연‧송영길 지도부에 이어 윤호중‧박지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까지 싸잡아 지적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연합뉴스

그는 부동산 정책에 실패하고 소상공인 손실 보상에 미적거렸던 문재인정부와 이를 제지하지 못한 당시 민주당 지도부도 비판했다. 이수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첫 추경이 62조원이고, 소상공인 1인당 최대 1,000만원을 지급했다. 우리가 여당일 때는 왜 못했는가”라며 “LH 사태에서 화산이 되어버린 부동산 문제에서 당이 무엇을 했는가. 임대차 3법, 부동산 세제 과감하게 손봐야 한다는 민심을 외면한 당사자는 민주당 국회의원들, 장관들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른바 ‘언론개혁법안’이 결국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았고, ‘검찰개혁법안’이 뒤늦게 수정안으로 통과된 것을 두고서도 “민생도 개혁도, 타이밍도 내용도 놓쳐버린 당사자는 바로 민주당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에 참패한 송 후보와 계양을에서 당선된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있었지만, 송 후보 대신할 인물 당 내외에 누가 있었는가. 당원이 요청해 이재명을 불러냈고 공천은 당이 결정했다”며 “인제 와서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당원들 앞에 서서 당원들을 향해 말씀하실 수 있겠는가”라고 엄호했다. 

 

이수진 의원은 최강욱∙김용민∙김남국∙황운하∙박주민∙이재정∙장경태 의원이 주축이 된 연구모임 ‘처럼회’ 소속이다. 민주당 내 강경파로 분류된다. 또 송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를 가장 먼저 요청한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지난 3월 25일 이수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서울시장 후보의 자격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봤다”며 송 후보 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부동산 문제 해결 △이재명의 시대정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경험 △당 위기에 헌신할 자세 △오세훈 서울시장을 이길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기준에 적합한 사람은 바로 송 전 대표뿐이다.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 대선을 진두지휘한 당대표까지 역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