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산불 나면 헬기 탄다더니… 반려견 나들이·축구 평가전 관람”

“국민과의 약속이란 어떤 의미인가.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나”
윤석열 대통령(앞줄 왼쪽)이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 평가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 앞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인 손흥민(〃 오른쪽)을 향해 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불어민주당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브라질 축구 스타가 총출동한 국가대표 축구평가전은 관전하면서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남 밀양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왜 산불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3일 동안 753헥타르(ha) 상당의 산림 피해를 발생한 뒤 이날 주불이 진화됐다. 피해 면적은 축구장 1000개가 넘는 규모다.

 

오 대변인은 이에 “‘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온다’고 했던 윤 대통령은 끝내 산불 피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피해 지역 주민의 애타는 마음을 모르는 듯 반려견과의 용산 나들이를 하고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을 관전했다”고 꼬집었다.

 

오 대변인은 “사흘 전 2030부산엑스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지만 (후보 시절 방문했던) 울진을 들르시지는 않았다”며 “윤 대통령에게 국민과의 약속이란 어떤 의미인가.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인지 묻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어려움에 처한 국민께서 다시 일어서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국가대표 평가전 현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 선수에게 직접 체육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통상 체육훈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수여해 온 것으로, 대통령이 체육훈장을 수여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경남 밀양 산불과 관련, “산림청과 소방청 등 산불 진화 기관뿐 아니라 국방부와 경찰청 등 유관 부처는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총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전사고,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산불 현장에 위치한 송전선로와 같은 국가기반시설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불 지연제 살포 등 다각적으로 대응해 주기 바란다”며 “산림청에서는 통상 운영하는 산불 조심 기간(5월 15일 종료)과 별도로 여름철 장마 전까지 ‘산불 주의 특별대책 기간’을 운영해 산불 대응 인력 및 장비의 상시 대비태세를 구축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산림청 등 관계기관은 이번 산불 대응 과정 전반을 철저히 분석해 미비점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