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200여m 이면도로에 ‘김대중평화로(路)’라는 명예도로명이 부여됐다.
7일 관할청인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김대중평화로’는 정확히 국회대로66길 11-1에서 시작해 국회대로72길 11-5에서 끝난다. 지난달 12일부터 오는 2027년 5월11일까지 5년간 명예도로명이 부여되며, 곳곳에는 이곳이 김대중평화로라는 것을 알리는 갈색 표지판도 세워졌다. 명예도로명은 사회 헌신이 높은 인물 등을 기념할 목적으로 법정도로명과 별도로 부여된다.
앞서 영등포구는 지난달 ‘명예도로명 부여 공고’를 발표하고 “도로명주소법 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규정에 따라 영등포구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 명예도로명 부여에 관한 사항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부여 사유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계적 정치가이자 의회주의자인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의 꿈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도로명주소법 제10조는 ‘시장과 도지사 등은 도로명이 부여된 도로구간의 전부 또는 일부에 기업 유치 또는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도로명을 추가적으로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특히 부여 기준에는 ‘명예도로명으로 사용될 사람 등의 도덕성·사회 헌신도 및 공익성 등을 고려할 것’ 등 내용이 포함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국회 소통관에서 ‘김대중평화로’ 명예도로명 부여 제안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대선 이후 국민의 여러 요구가 분출하지만 그중에서도 국민통합, 화합정치, 통합정치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큰 요구로 등장했다”며 “대선 과정에서 통합정치의 모범으로 여야 후보들이 다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국회 앞 서여의도 거리에는 의회주의 상징인 국회도 있고 국민의힘, 민주당을 포함해 정당 당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곳을 김대중평화로로 지정하자는 제안”이라며 “1차 제안자에는 김관용 전 경북지사도 포함돼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영등포구에서 명예도로 지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요청을 할 예정”이라며 “구청장이 긍정적인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당 소속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재임 중이다.
제안에는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소장,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각계 인사 8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동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 전 대통령은 도덕성, 포용력, 민족애를 바탕으로 민주주의, 문화발전, 과학기술 혁신, 남북화해 등에 공헌해 정파를 떠나 국내외의 존경을 받아왔다”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계적 정치가이자 의회주의자”라고 언급했다. 또 “상생과 평화, 도약이 절실한 시점에서 조국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정신을 실천해 국민이 함께 뛰는 용광로를 만들었던 김대중 대통령의 위대한 리더십은 국민 모두가 깊이 돌아볼 정치적 귀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며 “평화의 꿈을 기념하고 상징하는 명예의 거리가 국회와 주요정당들이 있는 여의도 앞에 지정돼 통합의 상징을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명예도로 지정을 제안한다”고 이유를 댔다.
김 의원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대중평화로’ 명예도로명 부여 소식을 알리고, “민주당~국민의힘을 잇는 길”이라며 “이름을 바꿨다. 결국 민주와 평화가 이긴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