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비상'…광주·전남 화물연대 잇단 파업

광주·전남 화물연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광양항 화물연대 "불법 하도급 근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들어간 7일 광주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내 도로에서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합원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유지·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광주·전남 화물 노동자들도 총파업에 동참했다.

 

광주 화물연대와 전남 화물연대 7일 오전 10시 광주 광산구 하남산단로와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각각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번 파업에는 광주 1500여명, 전남 3000여명 이상의 화물 노동자들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평균 경유가가 2000원을 넘었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모든 비용이 올라 화물노동자는 벼랑 끝에 놓여있다”며 “20년간 투쟁해 만든 안전운임제는 제한적이고 일몰 기한마저 닥쳐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몰제 폐지와 제도 확대 없이는 도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득해왔는데도 정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방기했다”며 “안전 운임제를 모든 차종, 모든 품목으로 확대하고 일몰제를 폐지하기 위해 끝까지 싸워 승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출정식을 마친 광주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곧바로 광주 사무실까지 2.4㎞ 구간을 행진했다. 총파업으로 당장 물류 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장기화할 경우 물류는 물론 공장 생산 라인까지 멈출 수 있어 당국은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7일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전남본부 노조원들이 전남 광양항 출입구에 화물트럭을 배치하고 거점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광양항을 관리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도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광양항의 화물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은 61% 수준이어서 수입이나 환적 물량 처리에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화물연대가 주요 지점에서 거점 투쟁을 벌일 경우 수출할 물량이 항만에 들어오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항만공사 측은 항만 내부에 예비 장치장을 확보하는 한편, 육상 수송을 위해 군과 협의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도 나주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하계 유급휴가를 보장하라”며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이들은 “배전전기 노동자들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16m 높이의 전주 위에서 2.29㎸의 전기를 만지며 작업한다. 이러한 현실에도 사측은 정당한 노동대가는 고사하고 하계 유급휴가마저 없애겠다고 한다”며 “인간다운 삶 보장과 노동기본권 쟁취, 배전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불법관행에 맞서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고 파업 배경을 밝혔다.

 

노조는 총파업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한전의 불법 하도급 묵인과 업체들의 휴식권 제한을 들었다. 노조는 “광주, 전남 지역 협력회사들의 하도급 비율이 58%로 파악된 가운데 한전의 불법 하도급 묵인과 관리 감독 소홀 끝에 배전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불법 하도급을 근절하지 않고서는 배전노동자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도 안전한 현장도 보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대법원은 ‘한전이 도급자 지위를 가지고 배전현장을 관리·감독해왔다’고 판결했다”며 “배전노동자들은 한전의 작업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단 하나의 작업도 할 수 없었던 만큼 한전은 배전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 위험의 위주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