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넣은 징거버거?… 호주 KFC, '양상추 품귀'에 양배추 병용 결정

최근 호주KFC의 한 매장에 걸린 공지문. 양상추 부족으로 당분간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해 사용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호주 언론 NINE 캡처

호주 KFC가 햄버거에 당분간 양상추와 양배추를 섞어 쓰기로 했다. 양상추 품귀 현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주 KFC는 올해 초 동부 해안 지역의 대홍수로 양상추가 쓸려나간 뒤 발생한 공급난 탓에 햄버거 등 제품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합해 사용할 것이라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호주 KFC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의 주재료 부족 현상을 겪은 것은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앞서 올해 1월에는 육계 부족에 따라 관련 메뉴를 줄인 바 있다. 당시 호주 KFC는 일부 햄버거, 치킨, 텐더 등 닭고기로 만든 메뉴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블룸버그는 대표적인 농업 수출국인 호주가 올해 양상추부터 가금류에 이르기까지 식량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예보관인 아바레스는 올해 1분기 호주의 과일과 채소의 소비자 가격이 각각 4.9%, 6.6% 올랐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아이스버그 양상추(공 모양으로 잎이 말린 양상추의 일종) 하나에 12 호주 달러(약 1만1000원), 수박 한 통에 25 호주 달러(약 2만3000원)가 넘는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호주 멜버른의 퀸 빅토리아 마켓에서 한 상인이 가격표를 조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바레스는 주로 홍수와 같은 기후 이변으로 인해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차질과 만성적인 노동력 및 수입산 기계류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렸고 농업에 필수적인 비료와 경유 등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유엔의 세계 식량가격 지표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아바레스는 “이전 같으면 다른 지역의 생산량이 공급 부족분을 채우면서 과일과 채소 가격이 비교적 빨리 회복됐겠으나, 올해와 내년은 거의 모든 공급망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