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가 원작인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이 아직 고향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 만나며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들을 만드는 그 젊은 날을 그린 영화로 보는 내내 마음이 잔잔해지는 힐링 그 자체의 영화다. 영화에는 많은 음식이 등장하는데 그중 토마토가 가장 인상적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김태리, 류준열 배우 주연의 잔잔하고도 힐링이 되는 이야기로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마음이 허전할 때 보기에 좋다. 일본 만화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 ‘리틀 포레스트’가 원작으로 일본에선 영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두 편이 개봉했다. 전반적인 흐름은 비슷하지만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에는 약간의 로맨스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조금 더 간질간질하고 설레는 장면들이 많다.
#리틀 포레스트의 토마토
리틀 포레스트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나온다. 어린 시절, 아니 지금도 종종 해 먹는 친숙한 요리들이다. 배추된장국, 수제비, 배추전, 꽃파스타, 아카시아 꽃 튀김, 쑥꽃 튀김, 시루떡, 에그샐러드, 콩국수, 떡볶이, 양파그라탱 등등.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 영화가 조금 더 시골스럽고 정겨운 요리였다면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에는 동서양의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모던한 음식이 등장하고, 먹는 장면들도 많이 나온다. 나는 그중 주인공이 학생 시절 여름 더운 날 평상에 앉아 엄마와 함께 토마토를 먹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텃밭이 관리가 안 되느냐는 지나가는 할머니 핀잔에도 웃어넘기는 엄마를 보며 주인공은 미소 짓는다. 꼭지만 남은 토마토를 텃밭에 던져 버리며 “저렇게 던져 놔도 내년엔 토마토가 열리더라, 신기해”라는 엄마의 대사에선 아련함이 느껴진다. 노지에 던져 놓은 토마토는 신경 쓰지 않아도 잘 큰다. 하지만 비가 내리면 노지 토마토 농사는 망쳐 버린다.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건 잘 자랄 것이고 열심히 한다 해도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것이라는 의미가 느껴진다. 어린 시절 아빠가 떠난 빈자리를 메꿔 주며 그 자리를 지켜 가며 주인공을 키워 왔고, 또 주인공이 19살 수능시험이 끝나는 날 집을 떠난 엄마의 생각과 가치관을 느낄 수 있는 대사였다.
#토마토
7월부터 9월까지 더위가 한창일 때 토마토가 제철을 맞는다. 더운 여름, 더위를 쫓을 수 있다는 빌미로 수박과 참외가 한창 인기 있는 시기에 건강이라는 단어 하나를 더 얹어 토마토도 슬그머니 한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건강하고 맛나는 과일이 많은 요즘에도 토마토는 높은 순위권을 지킨다. 한여름 차가운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기도 했는데 풀 내음 살짝 나는 새콤한 토마토를 설탕 듬뿍 찍어 먹으면 그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어느 과일들에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토마토는 설탕보다는 약간의 소금을 뿌려 먹어야 더 건강에 좋다. 토마토를 먹은 후 우리 몸속에서 토마토의 비타민B를 흡수하는 대신 설탕을 분해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토마토는 익혀서 먹으면 더 몸에 좋다. 대부분의 채소는 익혔을 때 비타민C가 파괴되며 토마토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토마토에는 지용성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함유되어 있어서 그 베타카로틴을 기름으로 조리하면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몸에 흡수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