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간에 울산의 한 해수욕장에 공용 수돗물을 끌어와 거대한 ‘개인 풀장’을 설치한 이들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공분이 일었다.
최근 맘카페, 캠핑카페 등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러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엔 한 해수욕장에 설치된 차양막 아래 개인 ‘인텍스 수영장’이 설치된 모습이 담겼다.
글쓴이는 “(해당 가족은) 수돗가 쪽까지 호스를 연결해 수돗물을 받고 있었다”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이해가 안 된다. 확실히 개인이었고 친척들도 다 놀러온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 모습을 목격했다는 한 누리꾼은 “애들 2명이 (수영장에) 들어가서 놀더라. 풀장에서 수돗가까지 거리가 50m는 되는데 그 만한 길이의 연결 호스를 가져와서 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도 “이 가족에게 수도요금 청구해야 한다”, “정말 개념 없는 사람들”, “몰상식한 캠핑족들 물러가라” 등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울산시 동구청 등에는 관련 민원도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적으로 가뭄이 계속되면서 울산시는 가뭄대책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주말이자 연휴였던 지난 4일 일산해수욕장을 찾은 한 가족이 오전 일찍부터 해수욕장에 개인 수영장을 설치한 후 공용 수돗물로 채웠다.
이에 해수욕장 관계자가 오전 8시50분쯤 개인 수영장을 발견했고 수영장을 설치한 A씨에게 두 차례 경고했다.
그럼에도 A씨는 호스를 제거하지 않았고 결국 관계자가 공용 수돗가를 잠그는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수영장 안에 물은 상당부분 찬 후였다고 한다. A씨는 다음날인 5일에야 해당 개인 수영장을 철거했다.
이에 해수욕장 관계자는 일가족의 신원을 파악했지만, 수도요금을 청구하는 조치까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청 관계자는 “공용 수돗물을 이용해 수영장에 물을 받는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라며 “해수욕장 개장 전이라 인력이 부족했고 주말 너무 이른 시간에 상황이 발생했다. 관리하는 분들도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현장에서도 신원 파악이 이뤄지진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에선 일부 몰상식한 ‘캠핑족’들이 공공화장실 수도를 함부로 이용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에게 수도요금을 청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