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세금 펑펑’… 지방의회 외유성 연수 논란

광주서구 2000만원 들여 제주행
경주·충북 등 해외 방문 계획잡아
일정 대부분은 유명관광지로 빼곡

참석 의원 대다수 임기 20일 남짓
지방선거 낙선자들 대거 명단 올려
연수활동 향후 의정업무 반영 의문

제8대 지방의회의 임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일부 기초의회에서 수천만 원을 들여 외유성 국내외 연수를 추진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의원들이 다수 포함돼 연수 후 의정활동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의문이다.

 

12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는 예산 2000만원을 들여 14∼16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간다. 애초 이번 연수는 모든 의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당선자 워크숍 일정과 겹쳐 민주당 소속 당선자 6명이 빠지게 됐다. 당선자들이 빠져 남은 자리는 의회 사무국 직원들로 채워졌다.

 

또 연수에 참석하는 의원 7명 가운데 5명은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해 임기 종료를 앞둔 의원들이다. 임기 종료를 한 달도 채 남겨 두지 않은 시점임을 고려하면 외유성 연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수 세부 계획은 “참석자가 변경돼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의회는 제주도 연수를 계획대로 추진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의회 관계자는 “지난달 추진하려던 연수 일정이 미뤄진 것”이라며 “논란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면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의회의 서호대 의장과 의원 2명은 오는 26∼29일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교토와 오사카 등을 방문한다. 시의회 직원과 경주상공회의소 이상걸 회장, 직원 등 10여명 이상이 동행한다.

 

일본 일정 대부분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기관을 방문하는 등 외유성이 짙다. 이들은 26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후 도쿄 스카이트리타워와 국립박물관 및 아메요코 시장, 신주쿠거리 등을 둘러본다. 27일에는 교토를 방문해 교토시장을 예방하고 나라시로 이동해 나라시장과 나라시의회 의장을 예방한 후 명예시민증을 받을 예정이다. 28일에는 나라시의 동대사와 양조장을 견학한 후 오사카로 이동해 오사카성·박물관·상업시설을 살펴본 뒤 29일 귀국한다.

 

경주시의회는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한 일본 나라시가 명예시민증 수여를 위해 이상걸 회장과 서호대 의장을 초청하면서 이뤄졌다”며 “절대 외유성 행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충북도의회 의장과 부의장, 도의원 3명 등 10명은 15일부터 5일간 몽골을 방문한다. 울란바토르시의회와 몽골 국회 등을 방문하고, 충북 기업이 참가하는 수출 설명회에 참석한다. 이번 해외출장 예산은 2300여만원으로 올해 국외 연수비는 편성하지 않아 남아 있는 국내 여비로 충당한다.

 

해외출장은 사전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외국 자치단체 행사에 초청되면 심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에 따라 이번에는 진행되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해외출장을 가지 않는다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더구나 이번 출장을 떠나는 의원 5명 중 4명은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하거나 불출마해 연수를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이번 해외연수에 다녀오는 분들이 연속성 있는 차원에서 의정활동에 반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