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 강경파 의원 모임 ‘처럼회’ 해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처럼회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지만,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공개적으로 해체 요구가 나오진 않았다. 그러나 잇따른 선거 패배와 처럼회의 실책이 부각되면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당시 극성을 부린 팬덤 정치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대량 실점까지 재소환되고 있다.
민주당 3선 이원욱 의원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문자폭탄을 거론하면서 “팬덤이라고 하기에는 도를 넘어선 게 많다. 이재명 의원의 팬덤 중 일부 정치 훌리건이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정치 훌리건을 없애기 위해 나서야 할 분들이 바로 이재명 의원과 측근 정치인들”이라며 “그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모임이 처럼회다. 그래서 해체를 말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SNS를 통해 처럼회의 해체를 요구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즉시 SNS에 “계파정치로 파벌정치를 계속해 온 분들이 ‘없는 계파’를 해체하라고 하면 정말 이상한 말로 들리지 않겠나”라며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내 처럼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당내 대표적인 ‘86그룹’ 출신인 이인영 의원은 SNS를 통해 “이낙연계, 정세균계가 해산했다니 여타 모임도 그에 발 맞출 필요도 있다”고 거들었다.
이낙연계 윤영찬 의원도 가세했다. 윤 의원은 처럼회 소속 이수진(동작을) 의원을 겨냥해 “어떤 의원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청와대 출신 의원이 울면서 언론 개혁에 반대한다고 했다”라며 “발언을 들어보니 맥락상 저를 의미했다. 대체 왜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 물었지만, 아직도 답은 없었다”라고 SNS에 썼다.
처럼회 의원이 대다수인 법제사법위원회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특히 한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최강욱 의원의 ‘한국3M’, 김남국 의원의 ‘이모(姨母)’ 발언, 이수진 의원의 태도 등은 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한 친문(친문재인)계 재선 의원은 “사실상 (한 장관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멸칭이 된 ‘수박’에 대해 “그런 저열한 언어를 쓰지 말아라”고 요청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라는 뜻으로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 친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