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지수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예상을 웃도는 물가 인상 속도에 코인 시장 투자심리도 일제히 위축됐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만큼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줄어든 것이다.
13일 오전 8시54분 기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0%내린 3479만2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3487만원을 보였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5.60% 하락한 2만6786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3800만원 후반대까지 올라 4000만원 재진입을 노려볼 수 있었으나 주말 동안 급격히 가격이 내리며 3500만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암호화폐) 대장 이더리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같은 시각 빗썸에서는 5.91% 하락세를 보이며 187만원대에 거래됐다. 업비트에서도 188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452달러를 기록하며 24시간 전보다 5.05%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해 코인 시장 전반이 하락세를 나타내는 데에는 예상을 웃도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5월 CPI가 전년 대비 8.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8.3%)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1981년 이후 최고치다. CPI는 전월 대비 1% 상승, 시장 전망치(0.7%)를 넘어섰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49% 가까이 오른 데다 휘발유 가격은 연이은 최고치 경신 중으로 다음 달 발표될 6월 CPI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월가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월, 7월, 9월 3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각각 0.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연달아 밟은 것으로 전망했다.
가파른 인플레이션 진행 속도에 글로벌 시세 기준 비트코인은 5월1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은 지난해 3월 이후 최저가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의 낙폭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시장의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이더리움의 하락으로 이더리움 대출 서비스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우려에 휩싸이면서 관련 대출상품이 줄줄이 청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내 대규모 청산이 이어지면 이더리움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어 이더리움 투자자들이 ‘제2의 루나 사태’를 맞닥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암호 플랫폼 루노의 비제이 아야르(Vijay Ayyar) 기업 개발 및 국제 담당 부사장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코인시장의)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으며 특히 FOMC 회의가 다가오는 다음 주까지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약세장을 보면 보통 비트코인은 약 80% 이상, 알트코인은 보통 90% 이상 하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