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년 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크름반도(크림반도)까지 되찾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라인폼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7분 30초 간 대국민 연설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그는 “오늘은 110일째 되는 날”이라며 “여러분은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 길을 걸었는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격려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를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땅에서 러시아 국기를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면, 우크라이나 군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크름반도도 해방시킬 것”이라며 “(크름반도 도시인) 얄타, 수다크, 잔코이, 예우파토리야 상공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크름반도 당시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군이 완전히 점령한 마리우폴도 되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마리우폴을 이번에 되찾으면 세 번째 해방이 되는 셈”이라며 “1943년 나치로부터 해방됐고, 2014년 6월 13일 친러 반군이 일으킨 전쟁에서 탈환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리는 이 도시가 죽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연설에서 러시아를 ‘절대 악’에 비유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괴된 모든 것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리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이것(승리)이 우리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