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김정은도 완공 바라는 평양심장병원 공사 재개 기대”

“평양심장병원은 남북평화와 통일을 위한 물꼬를 트는 프로젝트인데 10년가량 공사가 멈춰 있어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조속한 완공을 바라는 것으로 아는 만큼 공사 재개 위해 북한 측과 협의할 예정입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 평양에 짓고 있는 가칭 ‘조용기 심장전문병원’(이하 평양심장병원)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07년 북한 측과 협의해 평양심장병원을 짓기로 하고 그해 12월 평양 중심부 약 2만㎡에 260개 병상을 갖춘 병원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피격과 이에 따른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사실상 공사가 멈춘 상태다. 이 목사는 “(평양심장병원이 건립되는) 부지 안에 김정은 위원장이 어린이병원을 세웠는데, 당시 준공식에 간 김 위원장이 ‘왜 저 건물(평양심장병원)이 흉물처럼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며 “이후 북한에서 여러 경로로 병원을 빨리 완공해달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공사 재개를 위한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남북관계 경색과 북한의 잇단 군사도발에 대한 유엔 제재와 별개로 인도주의적 사안 관련 대북 지원이 끊겨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요청에 따라 지난 2년간 1500여개 의료장비와 물품의 대북 반입을 검토했고, 지난해 11월 마침내 반입을 승인했다. 이들 장비와 물품이 군사 물자 등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고 온전히 병원 건립에만 사용되도록 한다는 조건을 달아서다. 북한 측과 원할한 협의가 이뤄져 공사가 재개되면 약 6개월간 내부 인테리어와 의료장비 설치 등을 마친 뒤 개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목사는 “1500개가 넘는 모든 (의료·장비) 아이템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검증해 허가가 나왔다”며 “심장병 의료장비 설치는 ‘사마리안 퍼스’ 재단이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마리안 퍼스(Good Samaritan’s Purse)는 세계적 기독교계 구호단체로,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의료지원팀을 포함한 재난대책 전문가들을 파견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또 “북한에 평양심장병원을 준공한 뒤로 북한 내 260개군에 ‘인민병원’을 세워달라는 북측의 요청이 있다”며 “한국 개신교계 전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민병원 짓는 일을 다음프로젝트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시골은 가장 열악한 게 병원과 약이 없다는 것”이라며 “북측이 보낸서류에는 260개 군에 인민병원을 세우고, 필요한 의약품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담겼다”고 전했다. 보건소와 유사한 형태지만 규모가 좀 더 큰 인민병원 1곳당 건립비용은 10만달러 정도(약 1억2000여만원) 든다고 한다. 

이 목사는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출산율은 가장 낮은 반면 자살률은 가장 높은 현실을 두고 “대한민국의 재앙과 같다”며 “신혼 부부가 쉽게 집 마련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최소 1000만원 정도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관련해 캠페인 등 쓰는 예산이 한해에만 240조원에 달한다는데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과감하게 아이 한 명당 양육비로 1억원을 줘도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 지원 사각지대도 언급하면서 소득이 면세기준 이하라 납세 실적이 없는 청년 상인 등 영세업자들은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해 더 어려움을 겪는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교회는 이처럼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분들의 신청을 받아 약 106억원을 나눠드렸다”며 “올해 추석 전에 약 50억원을 더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오는 10월 12∼14일 세계오순절대회(PWC)도 개최한다. 오순절대회는 세계 개신교계에서 성령강림과 체험의 역사를 강조하는 오순절계 교회들이 3년마다 모여 여는 행사다. 한국에서는 1973년, 199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다. 전 세계 약 170개국에서 5000명, 국내 2만 5000명 등 3만명가량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14일 경기도 파주 평화누리공원에서 여는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대성회’다. PWC 대표대회장을 맡은 이 목사는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남북 대치상황에서 긴장완화, 평화통일, 남북대화 촉구를 주제로 기도회를 연다”며 “평화통일 음악회도 함께 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