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상승률이 8%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금융 불확실성이 지속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도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의 박석길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15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내년 1분기 최종 금리는 3.25%로 전망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도 금통위 의사록 내용과 관련해 “하반기 전망에서 한은이 중립금리까지 가는 게 우선이라고 한 의미는 수요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통제하는 게 목표”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인상) 등 긴축 우려가 확대되며 국내 금리도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8%대를 기록해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보다는 수치적으로 나은 상황이지만, 한은의 장기 물가관리 목표치인 2%와는 괴리가 매우 큰 상황이다. 이번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며 내년 물가 상승률도 관리 목표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