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자연감염, 하위변이 재감염 충분히 방어 못해"

英연구진 “백신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자연감염돼도 면역증강 못해”
日연구진 “오미크론 하위변이, 폐에서 쉽게 증식…위중증 가능성 커”
BA.4·BA.5 등 확산 중인 가운데 향후 코로나19 재감염자 급증 시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걸리더라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에 재감염되는 것을 막아줄 만한 충분한 항체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폐를 더 쉽게 공격할 수 있어 공중보건상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는 현재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4와 BA.5가 세계 각지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재감염자가 급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스카이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면역반응은 항체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인 ‘T세포’에서도 강하지 않았다. 

 

작년 12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백신접종센터에 줄을 선 시민들. 런던=신화연합뉴스

 

연구를 이끈 로즈마리 보이튼 면역학 교수는 “오미크론 감염이 향후 오미크론 재감염을 막아줄 만큼 면역력을 증강하지는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스터 샷(추가접종)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총 3번 접종한 사람도 오미크론 자연감염으로는 추가적인 면역증강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가디언은 “이 연구는 이미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 감염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이날 게재됐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BA.4와 BA.5 변이를 ‘우려 변이’(variants of concern)로 지정해 전파 및 피해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인데, 최근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두 변이로 인해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BA.5의 하위 변이인 BA.5.1과 미국에서 지배종으로 자리 잡은 BA.2.12.1도 영국 전역에서 확산 중이다.

 

지난 13일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가디언은 또 다른 최신 연구를 인용하면서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이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폐를 더 쉽게 공격할 수 있어 공중보건상 위험이 더 커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대 사토 케이 교수 연구팀은 예비 데이터 공개를 통해 BA.4, BA.5, BA.2.12.1 변이가 지난 겨울에 크게 유행한 BA.2(스텔스 오미크론)와 비교해 폐에서 훨씬 잘 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러스가 상기도인 코나 목이 아니라 하기도인 폐에서 염증을 더 잘 일으키면 위중증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특징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유행한 알파나 베타형에서 확인된 바 있는데, 당시 치명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