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셀러브리티(셀럽) 전통주 시대다. 박재범의 원소주, 백종원의 백걸리, 김보성의 의리 소주, 그리고 곧 출시될 임창정 소주 등이다. 셀럽들은 왜 이렇게 전통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전에는 왜 없었을까?
이렇게 셀럽들이 직접 뛰어든 이유에는 주류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에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이전에 한국의 술은 늘 박리다매였다. 최대한 싸게 팔고, 원재료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원료에 단맛이 나는 인공감미료로 맛을 낸 술이 많았다. 그저 편하고 싸게 마실 수 있으면 그것이 최고였다.
전통주 인증을 받은 제품은 주류 중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으로 판매가능한 것도 이점이다. 전통주가 활성화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어디서 사야 할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다양한 전통주 플랫폼이 많이 등장했다. 술마켓, 술팜,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백술닷컴 등이 대표적이다. 접속만 하면 수백 종의 전통주 콘텐츠를 보는 재미가 생긴다. 전통주 시음을 도와주는 곳도 많다. 군자동의 술마켓, 북촌의 전통주 갤러리 등이 인기다. 특히 매번 달라지는 시음주는 취미로 즐기는 전통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한국의 술은 이제까지 억압과 편견으로 둘러싸여 살아왔다. 1990년도까지 쌀로 술을 빚으면 안 됐으며, 1995년도까지 집에서 술 빚는 것조차도 불법이고 탈세로 인식되어 왔다. 이렇게 한국의 술은 오직 싸게 잘 취하기만 하면 최고로 치부됐고, 늘 획일적인 방식을 강요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의 음주문화는 과음과 폭음 등의 늘 어두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랬던 시장이 이제 변모를 하고 있다. 음주 문화 역시 술을 강요하지 않는 맛과 향을 즐기며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것. 결국 개인에 대한 존중이 전통주 산업의 발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민주주의가 중요한 이유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