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아직 싱글이야”라면 부부보다 사망 위험 15%↑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 韓 등 아시아인 62만명 15년간 추적
“싱글인 사람 사망률 27.1%…부부 사망률 18.6보다 훨씬↑”
“결혼 후 음주·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 버리거나 줄였기 때문”
혼자 사는 사람은 부부가 함께 사는 사람보다 사망할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배우자 없이 홀로 지내는 사람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5%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결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은 물론 이혼, 별거, 사별 등의 이유로 배우자와 살지 않는 사람들도 수치는 다르지만 마찬가지였다.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 62만3140명(조사시점 평균 나이 53.7세)을 대상으로 비혼, 이혼, 별거 등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의 사망 위험을 결혼 이후 줄곧 함께 사는 부부와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차이가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은 식생활 습관이 다른 서양인 위주의 건강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인의 고유한 특성에 기반한 질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 결성된 학술단체다. 이 컨소시엄의 의장은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맡고 있으며, 이번 연구에는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대만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결혼 후 함께 사는 부부 53만8377명과 혼자 사는 사람(8만4763명)으로 나눠 15년 동안의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여기서 혼자 사는 사람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경우(4454명), 별거(1347명), 이혼(3만5212명), 사별(5674명) 등이 모두 포함됐다. 

 

그 결과, 추적 기간 중 혼자 사는 사람 그룹의 사망률은 27.1%로, 결혼 후 함께 사는 부부 그룹의 18.6%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사망률에 비춰볼 때 혼자 사는 사람의 전체적인 사망위험(HR)이 함께 사는 부부보다 평균 15% 높다고 추산했다. 

 

혼자 사는 사람은 부부가 함께 사는 사람보다 사망할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질환별 사망위험은 관상동맥질환이 20%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순환기계 질환(17%), 뇌혈관질환(12%), 호흡기 질환(14%), 암(6%) 등의 순이었다. 

 

혼자 사는 유형별로 보면 결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은 전체적인 사망위험이 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보다 62%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혼, 별거, 사별도 함께 사는 부부보다 사망위험이 각각 38%, 35%, 9%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배우자 유무가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의료진에게 적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치료를 계속하도록 격려하는 점 등과 큰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애선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결혼에 따른 건강상의 이득을 더 많이 얻고, 실제 사망률도 낮아지는 특징이 관찰됐다”라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이는 아내 및 자녀와 함께 살게 되면서 홀로 살 때 가졌던 음주와 흡연, 과격한 운동 등의 위험한 생활 습관을 버리거나 줄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결혼 후 더 커진 사회적 책임감 등도 건강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