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이자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가상화폐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거물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작년 2월 비트코인을 15억달러어치 사들이며 테슬라 전기차의 구매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폭탄 발언을 했다. 코인 가격이 5만달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무려 1조달러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그는 3개월 후 돌연 “비트코인 채굴이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증가시켜 탄소배출량을 늘린다”며 결제 허용을 중단했다. 코인값이 폭락세로 돌변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도지코인’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됐다. 개발자들이 일본 개 시바견을 소재 삼아 장난으로 만든 것인데 머스크는 ‘도지아빠’를 자처했다. 그해 2월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고 하더니 그 이후 “쿨해 보인다”(4월) “세계금융시스템을 정복할 것”(7월)이라며 시세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그는 이 코인으로 테슬라상품을 살 수 있고 스페이스X도 비슷한 결제기능을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가격은 2020년 말 개당 3∼4원에서 다음 해 5월 초 869원까지 치솟았고 시총도 한때 30조원을 웃돌았다. 머스크의 관심이 시들해지자 가격은 하락을 거듭, 70원대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