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희귀가스(Noble Gas) 수출을 제한하면서 한국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삼성 측은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조사그룹인 테크셋의 요나스 순드크비스트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수출 제한은 어떤 새로운 계약이든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삼성이 있는 한국이 가장 먼저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희귀가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 일본, 유럽과 달리 생산을 늘릴 대형 가스 회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희귀가스 수입액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비중이 네온 28%(러시아산 5%+우크라이나산 23%) 크립톤 48%(17%+31%), 제논 49%(31%+18%) 수준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공급되는 희귀가스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해도, 비용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당 100~20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네온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이 본격화한 4월부터 치솟기 시작해 5월에는 2000달러를 넘어섰다. 5월 수입가격은 지난해 평균(59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9배나 높은 수준이다.
순드크비스트 연구원은 러시아의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중국이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2015년 이후 자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희귀가스를 확보하는 장비에도 따로 투자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희귀가스 문제와 관련해 “현재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스를 포함한 주요 소재에 대한 공급망 다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 등을 오래전부터 꾸준히 준비해 왔다”며 “특정 소재를 한 곳에 의존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차질 없이 수급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