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ℓ당 2100원을 넘기며 국민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가 법 개정 없이 쓸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 ‘유류세 법정 최대한도(37%) 인하’를 꺼내 들었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물가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공공요금 동결을 원칙으로 하되, 전기·가스 요금은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제 관련 부처들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민생 부담을 완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윤석열정부 경제부처 수장들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대책들을 발표했다.
정부는 또 고유가에 따른 서민 부담 경감과 대중교통 이용 촉진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높이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은 7월부터 9월까지 ℓ당 1750원에서 1700원으로 50원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산원가 부담이 높아진 전기와 가스요금에 대해선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 부총리는 “철도·우편·상하수도 등 중앙·지방 공공요금은 하반기에 동결을 원칙으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면서도 “전기·가스 요금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 등을 통해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에는 착수하되 인상 폭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농축수산물의 물가 안정을 위해선 가격 상승 품목 중심으로 매일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비축물자 방출·긴급 수입 등 수급 관리와 가격 할인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앞으로도 물가 안정에 즉각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과제들은 계속해서 추가 발굴하고 신속히 집행해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는 종전의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비상경제장관회의로 개편된 뒤 처음 열린 것으로, 경제장관들은 각 부처 책임 아래 소관 분야 중점 품목에 대한 가격·수급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불안 조짐이 포착되는 즉시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