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지도자다운 언행을” VS 이준석 “술 안 마셨는데 음주운전 했다 공격”

배현진, SNS에서 “‘나는 다 알아요’ 식으로 영웅담,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만드는지”
이준석, 라디오에서 “영웅담 한 적 없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배현진 최고위원과 논쟁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가자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같은 당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지도자다운 묵직하고 신중한 언행과 침묵의 중요성을 이제라도 이해하신다면 참 좋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당 지도부가 수시로 방송에 출연하며 ‘나는 다 알아요’ 식으로 지도부 회의 내용을 전파했을 때 그 작은 영웅담이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우습게 만드는지 안타깝게 지켜봐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도자의 한마디는 천금 같아야 한다”며 “비공개라면 철석같이 비공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 ‘나 아냐’ 한들 너무 많은 언론과 공중에 1년 내내 노출되어 왔는데 주워 담아지겠느냐”고 되물었다.

 

배 최고위원의 이러한 글은 같은 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와 공개 충돌한 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됐다.

 

 

이 대표가 오전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것이 없다.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발언권을 넘겨받은 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두 사람 설전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이어졌고,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얘기가 나와 묵과할 수 없다”던 이 대표 말에 배 최고위원은 “누구 핑계를 대며 지금 비공개 회의를 탓하느냐”며 사실상 이 대표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으로 응수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당 혁신위 운영방향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등을 다루는 비공개 회의에서 빚어진 두 사람의 이날 공개 대립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 내용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데 따른 불편함을 이 대표가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두 사람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를 두고 “졸렬해 보인다”(배 최고위원),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이 대표)라며 대립한 것으로 보도됐고, 이보다 앞선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직격한 내용이 언론을 탔었다.

 

배 최고위원은 SNS 글에서 ‘묵직하지 못한 언행으로 혼란이 빚어지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피로감이 누적된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고,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한 이 대표는 그러한 배 최고위원의 글에 대해 “저는 영웅담을 한 적이 없다”며 “(이건 마치) 술을 마신 적이 없는데 음주운전 했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재차 어이없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