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미터(㎚·10억분의 1) 공정 양산에 돌입한다. 이는 세계 최초이자,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보다 한발 앞선 성과다. 최첨단 칩 제조 기술 구현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초격차 기술’ 경영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주 중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올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 반도체 공정 양산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에 돌입할 경우 TSMC보다 기술력에서 앞선다는 것을 고객사에 보여주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위상도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1위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삼성은 이번 3나노 양산을 통해 TSMC가 독주하는 파운드리 시장의 판세를 초미세 공정 기술력으로 뒤흔든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돌아와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3나노 공정에서 고객사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3나노 양산을 계기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에 오르겠다는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할 제2파운드리공장도 사실상 공사에 들어갔다.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완공되면 최첨단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한편,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사업에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 올해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투자까지 합치면 증설 투자에 투입되는 총금액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패키지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기판으로, 고성능·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반도체 패키지기판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패키지기판 시장은 CPU, GPU 반도체의 고성능화에 따라 하이엔드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로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연내 양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