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이색’ 시장 당선자들… 인수위도 ‘색깔 있게’ 꾸려

정명근 화성시장 당선자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은 경기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색깔 있는’ 시장직 인수위원회를 꾸리며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이들은 ‘편안하고’ ‘꼼꼼한’ 시정으로 차별화하겠다며 다음 달 1일 예정된 민선 8기 출범을 준비 중이다. 

 

◆ 동장 출신 시장, “아저씨 같이 친근한 시장 될 것”…100만 특례시 준비

 

2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정명근 화성시장 당선자는 도내에서 첫손에 꼽히는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다. “동장 같은 시장, 아저씨 같은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한 그는 29년간 행정공무원으로 일한 뒤 화성시에서 동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민선 시장제 도입 이후 도내 세 번째 동·면장 출신 기초단체장이다. 앞서 양평군수 당선 이후 국회에 진출한 김선교 의원(양평)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최용덕 동두천시장이 각각 면장, 동장 출신이었다.

 

정 당선자는 1989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나 순탄치 않은 생활을 이어왔다. 2007년 경기도청 6급 팀장에서 화성시 전입을 택했으나, 고참 선배들에게 밀려 쉽게 사무관 승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시의회 법무팀장과 시정팀장으로 일한 뒤에는 향남읍 민원담당으로 발령 나기도 했다. 결국, 6급 근무 11년 만인 2016년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 동탄 4동장으로 2년2개월간 일했다.

 

화성시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회의 모습

지난 13일 화성시민대학 사무소에서 출범한 정 당선자의 인수위는 연일 난상 토론과 전략 설정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연령 38.1세(전국 평균 43.9세)의 젊은 도시답게 △낙후된 서쪽과 신도시가 들어선 동쪽의 균형발전 △전철 확충안 △100만 특례시 준비 △난개발대책 △소각장 건설 △대학시설 활용안 등이 주요 의제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추진 중인 군 공항 이전에 대한 대응도 난제로 떠올랐다. 

 

정 당선자는 “행정공무원으로 마지막 11년을 화성시에서 근무하며 발전하는 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시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이천시장 당선자

◆ 행자부 최초 여성사무관, 이천시 최초 여성시장…행정 전문성 강조

 

이천시에선 김경희 당선자가 ‘최초’라는 타이틀을 갈아치우며 주목받고 있다. 행정자치부 최초의 여성사무관 출신으로, 이번 선거에선 이천시 최초의 여성시장에 당선됐다. 백사면 출신의 토박이로 행정안전부 감사담당관과 이천시 부시장 등을 지낸 행정 전문가다. 

 

이천시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회의 모습

지난 10일 출범한 김 당선자의 시장직 인수위도 이처럼 독특한 색깔을 내고 있다. 행정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인수위는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겠다며 다음 달 20일까지 무려 41일간 꾸려진다.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에는 지역사정에 밝은 시 자치행정국장과 도의원 출신이 각각 임명됐다. 15명 위원에도 시 행정담당 간부와 도 분권담당관, 인천시 일자리정책국장 등으로 일한 행정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여기에 지역 초·중·고 운영위원장협의회장과 학원연합회장, 대학교수 등이 영입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초심을 지키겠다”는 인수위의 선언이다. 이들은 “위원회 해산 뒤에도 시나 산하단체로 자리를 옮기지 않고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겠다”며 만장일치로 약속했다. 김 당선자는 “시민이 허락하지 않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주어진 임기 4년간 시민에게 달라진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