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가능성 공개 인정한 美 연준… 뉴욕증시는 소폭 하락

제롬 파월 “인플레이션 하락 증거 보일 때까지 금리 인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뉴욕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2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12p(0.15%) 하락한 30,483.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0p(0.13%) 떨어진 3,759.89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6.22포인트(0.15%) 밀린 11,053.08로 장을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보일 때까지 지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히며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몇 달간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강력한 증거를 찾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수되는 지표와 변화하는 경제 전망에 따라 계속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의원들이 연준이 미국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해 “연준이 경기 침체를 유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면서도 경기 침체에 대해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994년 이후 처음으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7월 금리 인상 폭은 “0.50%p나 0.75%p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미국의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했다. UBS는 전날 미국이나 세계 경제가 내년이나 내후년에 침체에 들어서지는 않겠지만, 경착륙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달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앞으로 12개월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직면할 가능성은 44%로 지난 4월 조사 때의 28%에서 크게 높아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3.1%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리하락은 가격은 상승했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커진다. 지난 14일 3.5%를 넘어서며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던 금리는 1주일 만에 0.4%p 하락했다.

 

유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되면서 배럴당 106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S&P500 지수 내 에너지 관련주가 4% 이상 하락했고, 자재(소재), 산업, 기술, 금융 관련 주가 떨어졌다. 부동산, 헬스, 유틸리티 관련주는 1%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의 공격적 긴축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위험자산이 지속해서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시어 자산운용의 세바스티앙 갈리 매크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침체와 관련된 언급들이 시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블랭크 샤인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샤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인플레이션이 금융자산에 여전히 가장 큰 위험이며, 파월은 자신의 견해, 즉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 시작할 때까지 금리를 올리겠다고,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라며 “그때까지 위험자산에 지속 가능한 랠리는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