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성 접대를 한 의혹을 받는 중소기업 대표의 경찰 조사가 미뤄졌다.
또 이 대표의 징계심의도 내달 7일로 미뤄졌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3일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구속수감)를 참고인으로 불러 접견 조사하려던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이 증거 자료 검토 등을 이유로 조사를 미룰 것을 요청했고 경찰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다음 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201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이던 당시 이 대표에게 성 접대와 명절 선물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그는 이와는 별개의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경찰은 작년 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이 대표를 고발한 사건을 올해 1월 검찰에서 넘겨받아 수사를 벌여왔으며,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 대표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구치소 측과 일정을 조율해왔다.
이 대표는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12월부터 성 상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 대표 ‘성 상납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증거 인멸’ 의혹이 제기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윤리위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약 5시간에 걸쳐 심야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결과,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위원장은 “김철근 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며 “이준석 당원, 현 당 대표에 대해서는 제4차 윤리위를 7월7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소명 청취 후 심의·의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 사유는 증거 인멸 의혹 관련 품위 유지의무 위반이다.
이 위원장은 김 실장의 징계 수위 전망에 대해 “(절차) 개시를 했으니 이제 더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달 7일 윤리위에서 다뤄질 이 대표 징계 심의 안건에 대해선 “저희는 성 상납 의혹이 아니라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관한 품위 유지 위반을 심의할 것”이라며 “징계 절차 개시도 그런 내용으로 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회의에 출석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절차상 우리가 순서가 있어서 그렇다”며 “애초부터 이 대표는 오늘 (징계 결정을 하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윤리위가 이날 이 대표 측근인 김 실장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고 다음 회의에서 이 대표를 불러 소명을 듣기로 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수순에 사실상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당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윤리위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정치적 후폭풍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윤리위가 징계를 결정한다면 이 대표 측으로부터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 경우 차기 당권 경쟁이 조기에 점화하며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세력들 간에 신경전도 예상되는 수순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이번 징계 논의가 가져올 파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고’ 이상의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귀국 후 낸 입장문의 수위 등으로 볼 때 ‘칼을 뽑아 들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징계할지 안 할지도 소명을 다 들어봐야 할 것”이라며 “소명하지 않고 예단해서 징계하겠다고 결정하고 소명을 듣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