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치안감 인사가 2시간 만에 번복된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치안감은 경찰 직급 중 세 번째로 높은 서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보직을 해버린 것”이라며 애초 인사 번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이것은 어떻게 보면 국기문란일 수도 있다”고 질타했다. 대통령 결재도 없는 인사안을 경찰이 미리 발표한 것은 정상적인 정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경찰은 초기엔 “행전안전부에 파견된 치안정책관이 인사안을 잘못 올렸다”더니, 좀 지나서 “행안부가 협의 중이던 안을 최종본으로 잘못 보냈다”고 말을 바꿔 논란을 더 키웠다.
이번 ‘인사 참사’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경찰청은 21일 오후 7시15분 28명의 치안감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2시간가량 지난 오후 9시34분 이 중 7명의 보직이 바뀐 최종 인사안이 다시 발표됐다. 전례가 없는 대형 인사 사고다. 행안부와 경찰의 인사 시스템이 이런 실수를 바로잡지 못할 만큼 엉망이라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결국 행안부에 파견된 경찰 간부가 대통령 결재도 받지 않은 인사안을 잘못 전달한 것으로 정리됐지만 인사가 번복된 2시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