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가 23일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을 중심으로 한 노동시장 개혁 방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환영했지만 노동계와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을 ‘개악’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겠다는 취지다 보니 노조의 비판 수위도 셌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개악 폭주’의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은 헛말이 아니었다”며 “‘과로사회’ 복귀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노동인권은 전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노동환경을 과거로 퇴행시키려는 윤석열정부의 ‘노동개악’ 폭주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정부 개혁안에 공감한다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장총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경영계는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유연근무제 도입 요건 개선,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의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도 논평에서 “연장 근로시간 월 단위 총량관리 전환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급격한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한 기업과 근로자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근로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삶으로서의 노동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여 유연근무제 도입 요건,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 발 빠르게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계가 오랜 기간 요구해 온 노사 합의에 의한 근로시간 선택권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일할 맛 나는 노동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윤석열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을 알려준 정도의 역할만 할 뿐 실질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성희 고려대 교수(노동문제연구소)는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현 정부의 방향성만 확인한 정도”라며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가능한 유연화 조치는 이미 된 상태라 실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