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보수단체 인사들이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원정 시위를 벌인 가운데 현지에서는 독일인 등이 이들을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 ‘코리아협의회, 거짓말하지 마! 위안부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베를린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다. 현수막에는 독일어와 일본어로도 같은 내용이 적혀있다.
주 대표는 그러면서 “베를린에 세워놓은 위안부 소녀상에 모기장까지 쳐놓은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행동은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주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등 ‘위안부 사기 청산연대’ 소속 4명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원정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소녀상은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국제관계도 악화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며 “소녀상 설치는 아무런 이익도 낳지 않고, 오히려 갈등과 증오만 부추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이들 시위에 거세게 반발한 여성단체 쿠라지 여성연합을 비롯해 독일 금속노동조합 국제위원회, 집권 사회민주당(SPD) 미테구 청년위원회, 베를린 일본 여성연합, 베를린에 소녀상을 건립한 코리아협의회 소속 100여명은 당시 소녀상 맞은편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독일어와 한국어로 주 대표 등을 향해 “집에 가”, “더 배워”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집회를 펼쳤다.
앞서 극우 성향의 일본 산케이 신문은 주 대표를 비롯한 시위 참여자들이 지난 1월 위안부 사기 청산연대라는 이름의 단체를 결성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베를린에 도착했으며 방독 기간 베를린 시의회 등에 성명서와 의견서를 제출하고,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재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대표들과의 면담과 현지 기자회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 신문은 이들이 소녀상 철거를 추진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뜻밖의 원군’이 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25일 구의 공용지에 1년 기한으로 설치됐다. 일본 정부가 독일 측에 항의하면서 같은해 10월 미테구청이 철거 명령을 내렸으나, 코리아협의회가 소송을 제기하자 구청은 명령을 연기했다. 이후 미테구청은 지난해 9월 구청 도시공간 예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오는 9월28일까지 설치 기간을 1년 연장했다.
미테구의회는 2020년 12월2일 영구 설치 결의안을, 지난해 3월18일 영구 설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때까지 지금 자리에서 설치 허가를 계속 연장하라고 미테구청에 청원하는 결의안을 각각 의결했었다. 지난 21일에는 영구존치 결의안을 의결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