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현지시간 26∼28일)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29∼30일)를 즈음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한 데 이어 이번 사태 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25∼26일 키이우에 이틀 연속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키이우 도심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약 3주 만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폭격기가 26일 키이우에서 1000㎞ 이상 떨어진 카스피해 상공에서 장거리미사일 4∼6발을 쐈고, 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격추했다고 했다. 이번 공격은 G7·나토 정상회의를 겨냥한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인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G7 정상회의 이틀째인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해 안전보장, 대러 추가제재, 방공시스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혹한기 전쟁수행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연내에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G7 정상은 회의에서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 농업·운송 시설 공격 중단 △곡물 수출을 위한 흑해연안 항구의 자유통행 보장 △강제연행자 즉각 석방 등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지속적인 재정·인도·군사·외교적 지원을 약속했다.
G7 정상은 앞서 26일 개막식 테이블에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마초 기질을 조롱하기도 했다. 존슨 영국 총리 등이 나서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종종 상의를 탈의하는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재킷을 벗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 모두 푸틴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근육(pecs)을 보여줘야 한다”고 농을 건넸다. 다른 정상들의 농담을 듣기만 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자를 돌려 미소를 짓자 나머지 정상도 재킷을 입고 사진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