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8일(현지시간) 만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크림반도를 침공한다면 제3차 대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러시아 인터넷 매체 인터뷰에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재차 주장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종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서방에 대해 위협을 해 왔는데 3차 대전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메드베데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핀란드나 스웨덴의 가입보다 자국 안보에 훨씬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는 아직 해결되지 않는 영토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크림반도는 영원한 러시아의 일부”라며 “나토 회원국이 크림반도에 침범하는 것은 전체 나토 조직과 분쟁, 즉 3차 대전을 뜻한다. 이것은 완전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크림반도 탈환을 전쟁 목표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날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크림반도 영토 회복을 추진하게 된다면 3차 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그는 또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국경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보복 준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보복 조치에는 이들 두 국가의 턱밑에 이스칸데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앞서 상황에 따라 발트해 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위협해 왔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리투아니아가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를 오가는 화물 운송을 막은 데 대해선 “비대칭 대응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그 경우 분쟁을 심각하게 고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투아니아가 계속 칼리닌그라드의 물류를 막으면 그보다 더한 조치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리투아니아는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있지만 그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라며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EU)의 결정을 순종적으로 따른다는 설명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