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세상에 대한 갈증을 채워줬던 해외여행 프로그램. 국경을 넘는 여행이 힘들었던 지난 3년 동안 이국 풍광을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더욱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제작진 역시 해외촬영이 어려웠기에 지난 방송을 재방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중단됐던 해외여행 프로그램 제작이 다시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그라들면서 아름다운 풍광과 재미난 놀거리, 맛있는 먹을거리 등을 소개하는 해외여행 프로그램이 속속 촬영을 재개하고 있다.
2019년 12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단됐던 해외여행 프로그램은 tvN ‘짠내투어’, KBS2 ‘배틀트립’ 등 여럿이다. EBS1 ‘세계테마기행’과 KBS1 ‘걸어서 세계속으로’ 등 일부 프로그램은 기존 방송을 짜깁기한 스페셜을 방송하면서 명맥만 유지해왔다.
‘세계테마기행’과 함께 장수 해외여행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KBS1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다음달 중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방송한다. 1인 시점으로 직접 배낭을 메고 걸어 다니며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역사, 문화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해외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KBS에 따르면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이달 초부터 해외 취재를 시작했다. 심하원 CP는 “8명의 PD가 이달 초부터 해외에 나가서 촬영을 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며 “오랜만에 해외로 가는 것이라서 대륙별로 안배를 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어서 세계속으로’ PD들이 추천하는 여행지라는 테마로 방송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과거 일주일 출국 준비, 일주일 현지 촬영, 2주가량 편집, 그리고 방송 순의 스케줄로 제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튜브 등으로 좋은 영상이 많이 노출되면서 촬영 방식에 변화를 줬다. 심 CP는 “좋은 장면을 담기 위해 현지 촬영을 2주가량으로 늘렸으며, 드론 등 고가의 다양한 장비를 가지고 촬영한다”며 “특히 제작 스태프 없이 PD 혼자서 6∼7대의 카메라를 가지고 순수하게 PD 1인 시점으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세계테마기행’과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현지 촬영을 재개한 것을 신호로 여타 다른 여행프로그램도 방영 재개와 신규 편성이 기대된다.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과 tvN ‘신서유기’, ‘짠내투어’, ‘배틀트립’ 등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신규 여행 프로그램으로는 지난 22일 첫 방송한 IHQ ‘트래블리’와 7월 10일 방송 예정인 MBC ‘도포자락 휘날리며’ 등이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과거에 비해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두려움이 크지 않고,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현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휴가철인 7∼8월부터는 해당 프로그램이 쏟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