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1000명 모인 쇼핑센터 폭격… G7 “가증스러운 전쟁범죄”

전투기 공격에 18명 숨지고 36명 실종
러 “쇼핑몰 아닌 서방 무기저장고 타깃”
러시아군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폴타와주 크레멘추크의 쇼핑몰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붉은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G7(주요 7개국) 정상은 민간인 1000명이 있던 상업 시설을 대상으로 한 미사일 공격에 즉각 공동성명을 내고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은 가증스러운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크레멘추크=AP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는 날 러시아군이 민간인 1000명 이상이 모여 있던 우크라이나 쇼핑센터에 미사일 폭격을 가해 민간인 수십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전투기가 중부 크레멘추크의 쇼핑센터를 폭격해 18명이 숨지고 36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Tu-22M3 장거리 폭격기 편대가 약 330㎞ 떨어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상공에서 쇼핑몰과 스포츠 경기장을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앞으로 인명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사일이 떨어질 당시 쇼핑몰에 1000명 넘게 있어, 희생자 수는 상상조차 어렵다”며 “이곳은 어떤 전략적 가치도 없다. 러시아군에 인간성을 바라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쇼핑센터가 아닌 서방의 무기 저장고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고리 코노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고정밀 공격 결과 창고에 보관돼 있던 서방제 무기와 탄약 등이 폭발하면서 인근의 기능이 중단된 쇼핑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폭격 직후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가증스러운 전쟁범죄”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책임자들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무의미한 전쟁을 끝낼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G7 정상회의에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방의 압박이 강해지는 움직임을 보이자 러시아가 무력시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이날 우크라이나 도시 리시찬스크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민간인 8명과 4명이 각각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3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도 재개했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CNN방송에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공격을 늘리고 있다며 “G7(정상회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