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계)‘ 좌장 홍영표 의원이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이재명 의원에 대한 불출마 요구도 재차 불붙고 있다. 특히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홍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의원들과 첫 상견례 자리 격인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도 이 의원이 의원들의 마음 얻기에 실패했다는 후문이다.
홍 의원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결과 혁신을 통해 새 비전을 만들어 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워크숍 당시, 이 의원 면전에 대고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이 의원과 함께 한 분임 토론 직후, 이 의원이 자리를 뜨자 주변에 “결국 이 의원 결단에 달렸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홍 의원이 ‘통합’을 내세운 것을 두고서도 사실상 이 의원 불가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다음 지도자는 친문 팬덤과 이 의원 팬덤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며 “한 축만 당권을 잡는다면 분열은 매듭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균열만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첫 상견례 격인 워크숍 자리에서 의원들 마음 얻기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분임 토론 당시, 법제사법위원장을 넘겨주면 개혁입법은 어떻게 하는가라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은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넘길지 말지를 놓고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의원 발언을 두고 의원들은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다. 두 차례 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개혁입법을 운운하며 ‘여당처럼 군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원로들도 이 의원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27일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등 5명의 민주당 상임고문과 만나 오찬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4명이 출마를 만류했다고 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불출마 요구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제가 답변드리기 부적절하다”면서도 “경기도 도정을 챙기는 것도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 의원 외에 차기 당대표 후보로는 강병원·강훈식·박주민·박용진 의원 등 70년대생 의원들이 주로 거론된다. 특히 홍 의원 불출마로 강병원 의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군은 ‘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에 따라 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주로 거론된다.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과 대선 당시 수행 실장을 맡은 한준호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이 의원에 우호적인 양이원영·이수진 의원과 중진인 안민석·정청래 의원의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