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유족, 文정부 인사 추가 고발…檢, 특별수사팀 꾸릴까

NSC 전 사무처장·해경 등 4명
“검찰, 직접 수사할 것” 관측
해수부, 유족과 순직 등 논의

유엔 北인권특별보고관 방한
“유족, 사건 정보 알권리 있어”
서해 피격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서 윤성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 4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 뉴스1

서해 피격 공무원 고 이대준씨 유족이 ‘자진 월북’이란 해양경찰청의 중간 수사 결과와 관련해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와 해경 수사 책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확대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대준씨 형 이래진씨는 28일 서주석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과 ‘해경왕’으로 불리는 A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윤성현 남해해양경찰청장(전 해경 수사정보국장), 김태균 울산해양경찰서장(전 해경 형사과장)을 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 전 처장은 당시 국방부가 이씨 시신 소각에 대한 입장을 바꾸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보좌관 출신인 A 행정관은 해경 지휘부에 “자진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래진씨는 29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같은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처음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지난 23일 사건을 배당받은 지 6일 만에 수사 첫 단계인 고발인 조사에 들어가면서 직접 수사를 이어 갈 전망이다.

 

한 시민단체가 2020년 10월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한 사건도 공공수사1부가 수사 중이고,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 고발도 검토하는 만큼 검찰이 진상 규명을 위해 특별수사팀 구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총장 직무대리인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최근 “중앙지검에서 보고하면, 보고를 받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해 피격 공무원 고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 씨와 유족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면담했다. 왼쪽부터 이래진 씨,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김기윤 변호사. 김기윤 변호사 제공

한편, 이대준씨는 실종되기 직전까지 개인 회생을 위해 힘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이씨 유족과 면담을 갖고 장례 절차 및 순직 처리 등을 논의했다.

 

이래진씨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만나 대통령지정기록물 열람을 국회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한국 국회에 정식 권고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유족이) 이 사건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대북 인권단체들과 면담한 자리에선 탈북민들이 안전하게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북한 주민들이 해상으로 탈북을 시도하면 정부가 북송시킨 뒤 은폐한 경우가 수백건”이라며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