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초등생 조유나(10)양 가족이 타고 다닌 승용차 안에서 조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조양 부모가 가상화폐 투자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기록을 확보하고 사망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29일 광주경찰과 완도해양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15분 인력 50여명과 크레인 1대, 바지선 1대 등을 투입해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양 가족의 아우디 A6 차량을 인양했다. 이어 낮 12시20분쯤 차량을 송곡항으로 이송한 뒤 내부수색을 진행해 시신 3구를 확인했다.
경찰은 차량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영상 녹화 기록 장치)에서 마이크로 SD카드를 확보, 분석해 구체적인 차량 동선·입수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보존 상태 등이 좋지 않아 영상 복원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날 인양된 아우디 차량은 조양 가족이 지난달 23일 광주 남구 자택을 나선 직후부터 지난달 30일 오후 10시57분쯤 완도군 신지면 한 펜션을 빠져나올 때까지 이용한 승용차다.
경찰은 조양 가족의 생전 행적과 사망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조양 가족의 신원이 확인되고 범죄 연루 가능성이 없을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이 사건은 종결된다.
경찰은 우선 조양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조양 부모가 지난달부터 실종 직전까지 ‘수면제’ ‘방파제’ ‘추락’ ‘물때’ 등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단어를 검색한 기록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포털사이트에서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내역이 나왔다. 경찰은 이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입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다는 조양 아버지 주변인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조양 아버지와 동종 업계 관계자는 “조씨가 지난해 가상화폐에 투자해 수천만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상화폐 투자 손실로 지난해 7월 매장을 정리했다”고 했다.
경찰은 검색 정황을 토대로 부부의 금융 거래 내역과 통신 기록, 신용카드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문 대조를 통한 신원 파악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원 확인 작업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초등학교 5학년생인 조양과 부모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조양이 체험 학습 기간이 끝나도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각 교육청에 교외체험학습 운영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천의 경우 체험학습을 신청했던 초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3월부터 연속 5일 이상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은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아동과 통화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 전국 시·도교육청 회의에서 인천 사례를 공유했으나 이 방안을 도입한 곳은 경기·부산·충북·충남·경북뿐이었다. 조양의 거주지인 광주는 해당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나머지 11개 시·도 교육청에 해당 제도를 도입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