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유가족이 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수사 첫 단계인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유족은 조사 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그렇게까지 살인자 편을 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호소했다. 앞서 민주당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유족과 국민의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바 있다.
피살 공무원의 아내 권영미씨는 “1년 9개월간의 외롭고 힘든 싸움 끝에 월북 증거가 없다는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왔지만 끝난 게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해 수호를 위해 헌신했던 남편이 바다에 빠지고 북한에서 발견돼 총살되고 시신까지 불태워지는 동안 당시 정부는 왜 손을 놓고 있어야 했는지 묻고 또 물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가족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2년 전 그때처럼 남편을 월북자로 확정 짓기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권 씨는 “당신들이 말하는 월북 증거라는 것은 자국민을 살해한 적대 국가 살인자의 말”이라며 “그렇게까지 살인자 편을 들며 남편을 범죄자 만들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이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가정사까지 거론하고 남편에게 사망 책임이 있는 것처럼 가책 없이 내뱉으며 인권 침해를 가하고 있다”며 “당신들의 이런 행동과 말을 4살짜리 아이가 들으며 한 시간을 울다 잠이 든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느냐”며 “계속해서 민주당 의원들이 2차·3차 가해를 한다면 더는 인내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권 씨와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씨가)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사고 지점까지 못 간다”고 밝히는 등 여권과 유족 주장을 반박해온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권 씨는 “윤 의원에게 제안한다”며 “구명조끼 입고 부유물을 타고 직접 그곳 근처까지 가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도 “해수부 직원은 해경 조사에서 (표류 당시) 민물 때라 조류가 동쪽으로 흘렀기 때문에 도저히 월북이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민물 때로 (날을) 잡아서 저와 같이 연평도 앞바다에 빠져서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까지 갈 수 있을지 한번 해보기를 제안한다”고 거들었다.
앞서 숨진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지난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이 불명확한 정황 증거만으로 고인을 월북자로 단정 짓고, 해경 수사 결과 발표에 압력을 행사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인 조사는 이 사건에 관한 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진씨는 지난 28일에는 서주석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해경왕’으로 불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A행정관을 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추가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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