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색깔 있는 아트페어를 선보여온 어반브레이크가 돌아왔다.
어반브레이크 조직위 측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어반브레이크 2022’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별전은 더 풍성해져 9개가 열린다. 멧 곤덱(Matt Gondek) 특별전, 웹툰 아티스트 4인 기획전, 해외 스트리트 아티스트(Street Artist) 20인전, 니콜라스 블레이크(Nicholas Blake) 개인전, 기안84 개인전, 타투 아티스트 특별전, 아트카의 세계, 나얼×노준 어반브레이크 스페셜 에디션이 개최된다.
멧 곤덱은 최근 부상한 세계적인 팝아티스트로, 어반브레이크 한정판 아트워크 콜라보 작품을 공개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미키마우스, 심슨, 헬로키티 등 만화캐릭터가 폭발해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이미지, 파괴적이고 충격적인 해체 후 자기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한 것들로 이뤄진다. 아트페어 기간 작가가 방한해 한국 팬들과 직접 만날 계획이다.
대중의 관심은 높은데 예술일까 아닐까 싶은 ‘경계의 예술’을 다뤄왔다는 점도 어반브레이크 특색이었다. 올해 시도는 더욱 대범하다. 한층 확장된 소재를 아트페어로 끌어들였다. 지난해 이목을 끈 아트카 프로젝트에 이어, 웹툰 작가와 아트토이 작가의 협업, 그라피티와 아트카의 접목, 타투 원화와 콜라주 등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실험의 장을 펼친다.
웹툰 아티스트 가스파드, 라마, 주동근, 한경찰의 한정판 디지털 작품, 아트토이 작가와 협업도 그 사례다. 웹툰 마니아 호기심을 한껏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파드는 ‘선천적 얼간이들’, 라마는 ‘내일’, 주동근은 ‘지금 우리 학교는’, 한경찰은 ‘그해 우리는-초여름이 좋아’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국내 최정상 웹툰작가군이다.
타투아티스트 특별전에서 볼 수 있는 폴릭 전시도 눈길을 끈다. 폴릭은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정국의 타투작업을 한 아티스트로도 화제가 된 작가다. 폴릭은 다각형 팝(polygonal-pop)을 이용해 명화와 만화캐릭터를 재해석해 캔버스, 종이, 아크릴 등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펼치고, 타투까지 영역을 확장해왔다.
전동머신이 아닌 타투를 바늘로 직접 작업하는 핸드포크 타투이스트 키메(Kime)는 이번 행사에서 거꾸로 피부에 펼쳐왔던 기법을 전통 재료인 캔버스와 종이에 펼친다.
일러스트 전공자 출신인 타투아티스트 리포(LIFO)의 세계는 최근 정통 미술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어 놀랍다. 바로 민화의 유행이다. 리포는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타투작업을 하고 드로잉, 디지털, 영상 등으로 나아간다. 타투의 합법화 논의에 머물러 있는 한국사회에서, 이들이 피부와 전통 평면 소재를 넘나들고, 동시대 정통 미술계 경향과도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모습은 그 자체로 행위예술로 보일 만큼 신선한 자극이다.
해외 스트리트아티스트 20인전은 참여 작가들이 쟁쟁하다. 앤디워홀이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팝아트 이미지를 활용해 작품을 선보이는 디페이스,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영국 뱅크시, 귀여움과 섬뜩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악동 빌런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로비 드위 안토노의 회화와 판화 작품들로 꾸며질 예정이다. 단추 달린 눈 인형 캐릭터가 시그니처인 수안자야 켄컷도 이번 특별전에서 주목해야 할 작가로 꼽힌다. 프랑스 스트리트 아트의 대표주자인 안드레 사라이바, 다양한 색상의 기하학적 구조와 패턴을 담은 벽화·회화·조각 작업을 펼치는 오쿠다 산미구엘, 8비트 비디오게임의 픽셀화된 이미지를 이용한 세라믹 타일 모자이크로 유명한 얼굴 없는 프랑스 작가 인베이더 등도 신작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내놓는다.
스트리트 아트의 상징이자 전설인 뱅크시부터, 로비와 켄컷과 같이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태생 작가군까지 한데 모은 모습만으로도 화젯감이다.
이번 특별전은 세계 최대 스트리트 아트 매거진 ‘스트리트 아트 뉴스’ 디렉터인 롬 레비가 공동기획을 맡았다.
환경은 어반브레이크가 꾸준히 제시해온 화두다. 전통적 예술의 범주에서 비껴나 있던 것들을 포괄하고, 경계를 부수며,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는 스트리트아트 문화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다. 올해도 환경을 의식하는 혁신적 전시방식과 콘텐츠가 곳곳에 스며 있다. ‘ESG 프로젝트:그린 아트 캠페인’에 작가 1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세계적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참여한다. 툰베리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스웨덴 환경단체 FFF(Friday for future)의 청년활동가들은 행사 기간 직접 방한해 페어장을 찾을 예정이다.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올해 페어의 화두는 ‘경계를 넘는 예술의 확장’”이라며 “예술로 분류하기 애매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에서 예술성을 폭발시켜온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번 축제의 장으로 불러들여 애매함이나 경계 속에 숨겨진 예술적 혁신성, 다양한 장르가 과감히 교차함으로써 나오는 열정적인 예술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엑스패스(X-PASS)프리뷰가 21일 가장 먼저 입장해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관람하고, 이어 브이아이피(VIP) 아워가 오후 3∼8시, 일반관람은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