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5월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8년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 대출금리는 앞으로도 더 오를 전망이다.
한은이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14%로 한 달 새 0.09%포인트 높아졌다. 12개월 연속 오름세로, 2014년 1월(4.15%)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금리도 연 3.60%로 4월(3.45%)보다 0.15%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5월(3.67%)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기업·가계대출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3.68%로, 한 달 새 0.11%포인트 올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도 연 1.87%에서 2.02%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12월(2.05%) 이후 3년5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일부 은행의 유동성 관리를 위한 고금리 수신 취급 등의 영향으로 예금 금리가 높아졌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저축성 수신 금리)는 1.66%포인트로 4월보다 0.04%포인트 축소됐다. 하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총수신 금리(1.08%)가 0.07%포인트, 총대출 금리(3.45%)가 0.09%포인트 올라 예대마진(2.37%포인트)이 0.02%포인트 확대됐다. 2014년 10월(2.39%포인트)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이자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제전쟁이라 할 만큼 대내외 상황이 급박하다”며 관계 부처의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 금융시장 역시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우리 물가도 급등했다”면서 “당분간은 고물가로 인해 가계 생계비와 기업의 원가 부담이 줄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도 참석했다. 독립 기관인 한은 총재가 정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