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면 겨울철만 떠올린다.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안구 건조 증상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큰 차이가 없다. 최근 5년(2017∼2021년)간 안구건조증으로 안과를 찾은 환자는 7∼8월 35만9422명, 36만4513명으로 12월과 1월 34만5760명, 34만8849명에 비해 큰 차이가 없거나 여름철이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냉방기기와 스마트폰·PC 등 디지털기기의 사용 증가와 여름철 반영구화장·콘택트 렌즈 사용 등이 여름철 안구건조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바라봤다.
◆‘연중’ 안구건조증 유발 스마트폰 사용
◆외모 위해 반영구화장, 렌즈 사용도 원인… 하드렌즈 착용을
여름철 ‘외모 가꾸기’가 안구건조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수영장에서 화장을 다시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아이라인 반영구화장을 하거나, 안경 대신 소프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아이라인 반영구화장은 눈꺼풀의 속눈썹 사이 피부에 색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원칙적으로 피부 바깥층에 색소를 주입해야 하지만 종종 피부 깊이 색소가 침투하면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는 기능을 담당하는 마이봄샘이 손상될 수 있다. 이렇게 눈물이 눈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빠르게 증발해 버리며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눈물 약을 넣어도 잠시만 증상이 호전될 뿐, 바로 다시 불편해지는 경우에는 마이봄샘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리피뷰(LIPIVIEW)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렌즈도 가급적 소프트렌즈보다는 하드렌즈 착용을 하는 것이 좋다. 소프트렌즈는 하이드로겔(친수성 고분자), 실리콘 하이드로겔과 같이 수분 함량이 높고 유연한 재질로 만들어져 착용감은 좋지만 수분을 흡수하는 만큼 증발도 잘된다. 주변 환경이 건조하거나 장시간 착용하는 경우에는 안구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게다가 재질이 부드러워 찢어지기 쉽고 주변 물질이 잘 붙어 각종 오염물질이 렌즈에 묻어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 특히, 산소투과율이 낮은 일부 제품은 충혈과 각막부종을 유발할 수 있어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하드 렌즈는 재질은 유리, 아크릴수지와 같이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는 단단한 소재다. 또 비교적 작고 눈물층 위에 살짝 떠 있어 눈물 순환과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준다. 장시간 착용해도 자극이 적어 각막이나 결막에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셈이다. 파손 가능성이 낮아 사용 기간도 평균 2∼3년으로 긴 편이다. 다만 단단한 소재이기 때문에 착용 초기에는 착용감이 불편해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고경민 센터장은 “소프트렌즈와 하드렌즈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하드렌즈는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가지고 바로 소프트렌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눈 건강을 우선시한다면 하드렌즈를 먼저 시도해보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