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여론조사 비중 높인다

전준위, 규정 확정

대의원 비중 축소… 민심은 25%로 ↑
박지현 ‘요건 불충족’… 출마 무산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지난 6월29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전준위 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기존보다 일반 국민 여론이 더 반영되는 쪽으로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전당대회 규정을 확정했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선거인단 구성은 대의원 비중을 현행 45%에서 30%로 낮추고,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10%에서 25%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권리당원보다 상위 개념으로 대의원 제도를 두고 있다. 대의원 표는 ‘조직표’로 통한다. 주로 각 지역위원장이 대의원을 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당내에서는 권리당원 표와 등가성 문제를 제기해 대의원 표 비중을 줄이자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 문제 제기가 반영된 셈이다. 이로써 전당대회 본경선에서 부문별 반영 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로 확정됐다.

 

다만 예비경선 단계부터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한 전준위의 결정은 이날 오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뒤집혔다. 전준위는 예비경선 선거인단의 30%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하기로 했으나 비대위는 기존대로 ‘중앙위원회 100%’ 비중을 유지키로 했다. 이러면 예비경선에서는 의원과 기초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등만 투표권을 갖게 된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본선거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를 반영한다”며 “컷오프에서부터 국민의 선택을 받게끔 설계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판세로는 이재명 의원이 대세다. 다만, 세 명으로 추려진 본경선에서 이 의원 외 다른 후보들끼리 단일화를 해 일대일 구도가 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조금은 올라간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규정을 어떻게 바꾸더라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지 않겠느냐”며 “다만, 인지도가 이 의원에 버금가는 후보가 예비경선을 통과해서 또 다른 후보와 단일화한 뒤 이 의원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면 붙어 볼 수는 있겠지만 그럴 인물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박용진 의원

한편, 당권 도전을 선언했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요건 불충족으로 출마가 무산됐다. 지난 1일 기준으로 당원 가입 만 6개월을 채워야 하는데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월14일에 입당했기 때문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대선 때 디지털 성범죄 등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몇 번이고 저와 약속을 했는데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사건을 제가 이야기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이 의원이) 막기도 했다”며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 의원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분 중에 박용진 의원 빼고는,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 당의 개혁과 쇄신을 말할 때 계속 침묵하셨던 분들”이라며 “97(90년대 학번·70년대생)그룹이 혁신의 대안이나 이 의원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